미국서도 황당한 의료사고가 수천 건!

환자 뱃속에 물건 넣고…

20여 년 전 이집트에서는 날카로운 수술용 메스를 10년 동안 몸에 지니고 산 한 남자가 화제가 됐다. 외과의사가 수술을 하다 실수로 이 메스를 남자의 뱃속에 넣은 채 봉합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요즘에도 이런 일이 있을까.

‘수술(Surgery)’이라는 저널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지만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수술 시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실수가 매년 40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의료 과실 때문에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지급된 보상액수도 13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들이 수술 할 때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의료사고’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수술용 거즈를 환자의 뱃속에 남겨둔 채 봉합을 하는 것과 같은 황당한 실수를 말한다. 1주일 평균 환자의 몸 안에 거즈나 타월 같은 이물질을 남겨놓는 경우는 39번, 수술 절차를 잘못 진행하는 경우는 20번, 환자의 엉뚱한 부위를 수술하는 경우도 20번이나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40~49세의 중년 층 환자들이 주로 이런 사고의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같은 연령대의 외과의사 역시 사고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난 것. 60세 이상의 외과의사 14%가 이런 사고를 일으키는 반면, 40대 중년 층 의사는 전체 황당 사고의 3분의 1 이상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스홉킨스 의대 외과 부교수인 마티 마카리 박사는 “거즈를 환자의 몸 안에 넣는 등의 실수는 전문의 초년 때나 말년 때가 아니라 중년 때 많이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수술 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수술실 안에서 의무적으로 타임아웃하고 진료 기록과 수술 계획이 환자와 일치하는지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체크리스트에 따라 수술 전후 거즈와 기타 장비의 수를 점검하고, 수술 부위를 잘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표시를 하는 등의 안전 조치가 일반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이에 더해 마카리 박사 등 전문가들은 “스캐너로 추적이 가능한 고주파 꼬리표를 거즈에 부착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수술시 안전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이 안전과 협동 의식에 더 신경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내용은 미국의 의료·건강 사이트인 ‘웹 엠디(Web MD)’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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