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제약사가 국내에서만 저평가되는 이유

제약업계가 여느해보다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신약개발보다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등 복제약 개발에 치중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이어져 자칫 신약개발에 필요한 성장동력마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3분기까지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10.6%의 영업이익을 남겼던 반면, 올해는 7.2%의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 약가인하와 리베이트쌍벌제, 리베이트단속 강화 등의 후폭풍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코스피에 상장된 제약사 32곳의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10.5%에서 6.5%로 4%가까이 하락해, 제약업계의 선도업체들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렇듯 시장상황이 냉각기를 맞이하면서, 제약사들 역시 투자금액을 회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약개발보다는 복제약 판매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기업자체에 대한 평가도 신약개발에 치중하는 회사보다 복제약을 판매하는 회사가 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유독 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의 위험도가 과도하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증권시장인 나스닥과 달리 혁신 신약개발 회사의 기업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신약개발사의 시가총액을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평가하면 우리나라보다 2배에서 최대 4배가량 높은 수치로 평가받는다”며, “투자를 받으려고 해도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제너릭을 생산하는 제약사보다 신약개발사들이 저평가되고, 이는 결국 기술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 주력 제약사 관계자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투자환경이 동일하다고 봐서는 곤란하다”고 전제한 뒤 “전반적인 투자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시장에 출시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신약개발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제네릭에 투자가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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