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소식에 화이자도 “지화자”

‘효자 상품’ 엔브렐 개발 주역이 수상

201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사의 임직원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수상자인 미국의 브루스 뷰틀러가 자사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을

개발한 주인공이기 때문. 더구나 이 약은 화이자가 재작년 합병한 와이어스의 대표상품이었다.

매년 노벨의학상이 발표되면 제약사도 희비가 엇갈린다. 특히 2008년 독일의 하랄트

추어 하우젠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발견한 공로로 수상했을

때 미국의 머크(한국MSD)는 그야말로 잔치분위기였다. HPV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기름을 부어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을 판매하는 스위스의 노바티스사도 내심

기대를 했지만, 기쁨은 화이자사에게 돌아갔다. 화이자는 앞서 1998년 로버트 퍼치고트

등이 일산화질소의 혈관 확장 원리를 규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을 때 파티 분위기였다.

이 원리가 세계의 밤 문화를 바꾼 비아그라의 탄생으로 이어졌기에, 비아그라의 개발사인

화이자가 노벨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엔브렐은 뷰틀러가 개발한 ‘에타너셉트’의 상품명이다. 뷰틀러는 종양괴사인자(TNF)가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유전자재조합기법으로 TNF를 무력화하는 약을

개발한 공로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에타너셉트는 종양괴사인자 TNF-알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이다.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TNF는 세포막의 수용체와 결합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를 보내는데, 엔브렐은

수용체와 형태가 엇비슷한 수용체를 공급함으로써 TNF가 수용체에 닿기 전 결합해

염증신호를 보내지 못하도록 작용하는 약이다.

1998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고 적응점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첫선을 보였으며 강직성 척추염, 건선 등 폭넓은 병에 치료되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린 어린이에게 투여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학제제이기도 하다. 올해 보험 영역이 대폭 확대되면서 화이자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남인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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