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기억 골라서 지울 길 찾았다”

美 연구진 “뇌 특정단백질 약화시키면 가능”

전쟁에 참가해 사람을 죽였거나 끔찍한 범죄에 피해를 당한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맴도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지우려고 할수록 끔찍한 장면이 더 선명히 다가와서

“죽고 싶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처럼 삶을 괴롭히는 끔찍한 기억들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실마리가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세포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글렌즈먼 박사는 바다달팽이의 신경조직을 연구하다가 기억을 담당하는 PKM이라는

단백질을 없애거나 약하게 하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다달팽이는 신경망이 단순하고 신경세포가 매우 커서 신경 회로에 관한 연구에

많이 쓰인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에릭 캔덜 교수는 바다달팽이를 통해 학습과 기억의

메커니즘을 밝혀 지난 2000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글레즈먼 박사에 따르면 PKM은 지나간 경험들 중 언짢은 기억들을 수집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의 활동을 제약하면 나쁜 기억들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 용사나 흉악범죄에 당했던 피해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끔찍한 기억을 지우지 못해 괴로워한다”며 “이런 사람들에게는 뇌 속 PKM

단백질을 제거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소개되었으며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이 4월 29일 보도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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