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 자녀 수혈거부? ‘아동학대’

신현호의 의료와 법

조산아인 한솔이(가명, 생후 40일)는 2.6kg의 저체중에 방실중격결손, 대동맥판폐쇄증

등 중증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방실중격결손은 심방과 심실을 연결하는

좁은 통로인 방실관에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않아 생기는 심장질환입니다. 이 병은

동맥혈과 정맥혈이 섞여서 흐르기 때문에 폐동맥을 좁혀주는 폐동맥밴딩술과 방실교정수술

등 3~4차례 이상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또 대량출혈이 예상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혈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솔이는 부모가 종교적 교리상 수혈을 거부합니다. 따라서 약물치료만

받고 있습니다. 한솔이는 하루하루 불안한 상태로 겨우 생명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모든 결정을 부모가 대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병원 측으로선 부모가

반대하는 상태에서 강제수혈을 할 수는 없다는 자세였습니다.

병원윤리위원회에서는 한솔이의 부모에게 “자식이라도 인간의 존엄을 가진 독립된

인격체이고 한솔이가 커서 다른 종교를 믿을 수도 있으니 우선 수혈을 하여 살려야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강한 반발만 돌아왔습니다. 한솔이의 주치의도 “부모의

동의 없이는 수술하지 않겠다”며 소극적 입장입니다.

상황이 급해지자 병원윤리위원회는 “어느 누구도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 부모의 수혈거부는 한솔이의 자기결정에 반하는 것이므로 무효”라면서 수혈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습니다.

법원은 “부모가 자녀의 복리를 우선 고려하지 않고 친권을 행사하면 친권을 상실할

수 있다. 의사능력이 없는 자녀에게 필수적인 수혈을 거부하는 행위는 정당한 친권행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수혈에 동의하지 않아도 병원은 수혈을 시행할 수 있다”며

병원 측의 손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 대법원은 교통사고로 대량출혈을 하는 딸에 대한 수혈을 거부해 끝내

죽게 한 어머니에게 유기치사죄를 인정한 일이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에도 응급개복수술을 해야 하는데 부모가 종교적 이유로 반대하자

법원이 아동보호센터 소장의 친권정지신청을 받아들인 일이 있습니다. 법원은 하루

동안만 부모의 친권을 박탈하고 소장에게 대신 행사하도록 했습니다. 수술을 받게

한 뒤 다시 부모의 친권을 복권시켜 준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 법무성은 친권을

남용하는 부모의 권한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아동보호시설의 장이나 후견인에게

수술 또는 수혈 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법개정작업을 하고 올해 정기국회에

상정한다고 합니다.

부모의 종교적 혹은 학문적 신념 때문에 자녀의 생명을 잃게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에게 친권이 있다는 구실로 의사능력 없는 자녀를 치료받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은 전형적인 아동학대로서 중대한 범죄입니다. 이런 부모의 친권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보다 더 자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는 인류 보편적 기준에 비추어 사법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관계에 개입하는

것에는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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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 2021-02-15 09:18:04 삭제

      성서연구생은 '개'라고 부르고, 연구사회자는 '개주인'인 곳이 여호와의증인입니다. 제가 학창시절부터 그들에게 당한 학대와 언어폭력은.. 지금까지도 힘들어서 상담받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 문제많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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