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띔 받으면 수백분의 1초 영상도 볼 수 있다

美 연구… “아는 만큼 보인다” 입증

광고업계에서는 동영상에 수천~수백분의 1초 동안 특정 이미지를 삽입하면 무의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무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있었던 것. 그런데 사람이 미리 그 사물의 이름을 들으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삽입된 이미지를 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소에 볼 수 없는

것이라도 미리 무엇인지 귀띔을 받으면 보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심리학과의 게리 루피안 교수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단어의

이름을 들려줬을 때와 들려주지 않았을 때의 이미지를 인식하는 차이에 대한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에게 오돌토돌한 바탕 이미지가 있는 것을 쭉 보여주다가 0.053초

동안 특정한 문자를 보여주고 그것을 알아낼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이미지를

보기 전 그 문자의 이름을 들은 학생들이 이름을 듣지 않은 학생들보다 10% 정도

더 이미지를 잘 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를 알아차린 학생은 문자가 없을 때에는

엉뚱한 것을 보지 않았고 삽입하지 않은 문자가 있다고 알려줬을 때에는 그 문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루피안 교수는 “언어 신호가 뇌의 이미지를 담당하는 부분을 자극해 그 기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보이지 않더라도 이름을 들으면 그것을 보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나뭇잎 사이에 딸기가 가려져 찾기 힘들 때 누군가 그 딸기의 이름을

말해주면 그것을 더 잘 찾게 된다는 것.

연구진은 “언어는 문자 그대로 우리가 보는 것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며 “많은

다양한 언어를 경험한 사람은 자신이 들은 많은 단어만큼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PLoS ONE)’에 소개되었으며

미국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가 13일 보도했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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