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9개월 남아는 자동차, 여아는 인형에 흥미

性역할 선천설에 무게…일부선 “판단하긴 일러”

태어난 지 겨우 9개월 된 아이도 성별에 따라 남자 아이는 자동차를, 여자 아이는

인형을 갖고 놀기를 더 좋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시티 대학교 연구진은 성별에 따른 장난감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9~36개월

된 유아 83명에게 자동차 채굴기 축구공 인형 테디베어 요리 미니어처 세트를 보여준

뒤 처음 3분 동안에 무엇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장난감은 300명의 성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첫 번째 장난감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했다.

그 결과 9달 된 남자 아이는 움직일 수 있는 차나 채굴기에 더 큰 흥미를 보였다.

반면 여자 아이는 얼굴표정을 볼 수 있는 인형이나, 테디베어, 움직일 수 없는 요리

미니어처 세트에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성인들도 남성은 차를, 여성은 인형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난감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남자 아이들에게 분홍색과 파란색 테디베어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

남자 아이의 색깔 선호도를 알아보려고 했으나 남자 아이들은 인형 자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실험을 할 수 없었다”라며 남녀 아이들의 성별에 따른 장난감 선호도가

매우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태어난 지 더 오래될수록 아이들의 성별에 따른 장난감 선호도는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27~36개월의 여자 아이는 노는 시간의 50%를 인형과 놀며 보냈으며 더

여렸을 적에 관심을 보인 테디베어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같은 또래의 남자 아이도

공은 제쳐두고 자동차와 채굴기에 노는 시간의 87%를 소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예일대학교 월터 질리언 교수는 “아이들의 장난감 선호도가 선척적인

것이냐 후천적인 양육에 의한 것이냐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있었으나 이를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1970~1980년 사이에 성별로 나타나는 남녀의 특성차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에 대해 많은 연구가 시행됐으나 결론을 내리기 힘들어 관련

연구가 그 후 흐지부지 됐다.

2001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성별에 따른 장난감 선호도 차로 생물학적인 원인을

들었다. 태어난 지 겨우 하루된 남자 아이는 움직이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반면 여자 아이는 얼굴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회화의 원인도 무시할 수 없다. 질리언 교수는 “아이가 태어나면 아빠는 남자

아이에게 간지럼을 태우거나 몸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등 아이가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반면 여자 아이들은 더 자주 안아 주고 말을 많이 걸었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남자 아이들에게는 활동적으로 주변 환경을 탐색하도록

양육했지만 여자 아이들에게는 조용히 할 수 있는 놀이를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질리언 교수는 “아이들은 9달 만에도 스펀지처럼 놀라운 속도로 환경 정보를 흡수

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남자 아이가 트럭만 가지고 논다면 대화를 많이 하도록 이끌어 주고

여자 아이가 인형만 가지고 논다면 공을 던져 주거나 달리기를 하도록 해 아이가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아빠의 집안일 참여와 엄마의 직장생활 유무는 아이들의 장난감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심리학협회 연례회의(Annual conference of the British

Psychological Society)’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건강뉴스 웹진 헬스데이,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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