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시기 깜빡증’ 출산 후 3개월까지 간다

호르몬 변화가 기억력 관장 해마에 영향

임신기간 중 소지품을 잊어먹는 등 건망증이 생기는 것은 호르몬 수치 변화 때문이며

이러한 증상은 출산 후 3개월까지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래드퍼드 대학교와 리즈 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임신에 따른 기억력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임신부 23명과 일반 여성 24명을 대상으로 공간기억력 테스트와 설문조사

등을 했다. 지나온 길을 되찾아가거나 소지품을 둔 위치를 떠올리는 공간기억은 대뇌의

해마에서 관장한다. 해마의 크기가 클수록 기억력은 오래가고 치매환자처럼 해마가

손상을 받으면 기억력이 저하된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한번 본 위치나 이동경로를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임신부의 기억력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보다 15%

뒤처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은 임신 중 호르몬 수치가 변하면서 해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는 발정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생식주기에 영향을 주는 프로게스테론,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코르티솔, 젖 분비를 조절하는 프로락틴,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HBG)의

수치가 증가한다. 반면 기억력 증강이나 균형된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은 감소한다.

연구진은 “공간기억력 저하 현상은 출산 후 3개월까지 이어진다”며 “임신부가

임신 및 출산에 대한 우려로 불안 또는 우울해 하는 것도 기억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영국 맨체스터시에서 열린 ‘내분비학회(Society for Endocrinology)’

연례회의에서 소개됐으며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이 18일 보도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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