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 타는 중년여성 무더위 이기려면?

40,50대 체열 오르는 이상증상… 식습관 등 신경쓰면 개선

주부 유모(52.경기 성남시 분당구)씨 부부는 금실 좋기로 소문이 났지만 지난

7월 초부터 각방을 쓰고 있다.

이들 부부를 갈라놓은 것은 바로 선풍기. 매일 밤 비 오듯이 땀을 흘리는 유 씨는

요즘 같아선 남편보단 선풍기가 더 필요하다. 선풍기 없인 잠을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남편은 유 씨의 선풍기 때문에 여름감기까지 걸렸고, 결국 각방쓰기에 찬성했다.

주변을 돌아보면 유 씨처럼 더위를 못 견디는 중년 여성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은

어느 날부턴가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호소한다. 본인도 답답할 노릇이다.

한여름 더위로 겪는 고역은 중년 남성도 마찬가지다. 회식자리에서 평소보다 술을

덜 마셔도 몸이 쉽게 달아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 갱년기 피부 혈관확장 증세로 몸 쉽게 달아올라

더위를 느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증상이다. 폐경기 여성은 다른 연령층 여성,

남성보다 더위에 더욱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폐경기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성호르몬이 부족해지고 폐경이 되는데, 이때 피부

혈관이 확장되는 이른바 ‘혈관이상증상’이 생긴다. 40대 초반~50대 중반 여성 대부분이

겪는 증상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대부분의 폐경기 여성들은 피부혈관이

확장되면서 안면홍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순간적으로 더위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면서 “체질에 따라 혈관확장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여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는 “혈관확장이 생기면 갑자기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게 된다”며 “이런 메커니즘 때문에 폐경기 여성은 다른 사람들보다 여름

더위에 더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낮시간 피해 가벼운 운동 후 충분한 수분 섭취를

덥다고 무조건 냉방기기에 의존하다보면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운동이나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 섭취로 혈관이상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일주일에 두 번 삼십분씩

적당히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하면 혈관확장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더운 시간을 피해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뒤에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 “콩이나

두부를 되도록 많이 먹을 것”을 권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내과 정승기 교수는 “인삼, 맥문동, 오미자로 만든 생맥산

음료를 갖고 다니며 물 대신 수시로 마시면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남성도 음주땐 몸 후끈, 과로 삼가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남성은 중년일 때 여성처럼 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증상은 나타나진 않는다.

하지만 술을 마셨을 때 폐경기 여성에게 나타나는 혈관이상증상과 같은 혈관확장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유독 여름철에 마시는 술은 남성의 몸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김병성 교수는 “몸 안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혈관이 확장되고 술을 해독하려는

에너지가 발생하면서 몸이 더욱 더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민규 교수는 “알코올이 몸 안에서 분해되면서 비타민B나 여러 가지 항산화물질을

다 소모시켜버리기 때문에 더운 여름철에 피로회복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진다”면서

“여름철에 술을 자주 마시면 피로회복도 잘 안 되고, 더위를 더 쉽게 먹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의 혈관확장은 연령대와는 크게 상관이 없고,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 교수는 “남성의 혈관확장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라며 “과로를 삼가고 하루 30분씩 틈틈이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을 하는 건강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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