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엿보기, 그 위험한 본능

명랑소녀 빠○기, C양과 S양 포르노, 제주도 ○○호텔 신혼부부….

음란 스팸 메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루 일과를 음란 사이트의 스팸 메일인 ‘스펌 메일(Sperm Mail·정자 편지)’ 수십 통을 지우면서 시작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이는 그만큼 음란 사이트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음란 사이트에는 본인들 몰래 찍은 남녀의 정사(情事) 장면을 담은 ‘몰카(몰래 카메라)’가 특히 많다. 상당 부분은 연출한 것이지만, 몰카를 찍으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자신도 모르게 몰카에 찍힌 것을 나중에 알고 검찰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피해자도 적지 않다.

안태영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몰카의 범람은 우리 사회의 엿보기 좋아하는 ‘관음적(觀淫的) 경향’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생긴 ‘자극 과잉 문화’의 부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몰카에 몰입하는 것은 포르노 중독과 관음도착증이 겹친 일종의 병이며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각종 사회병리현상을 낳는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음증과 포르노, 몰카〓정신의학자들은 남의 은밀한 모습을 엿보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은 사회를 구성하면서 원시적 본능을 억누르고 감추는 방향으로 진화했는데, 남의 사생활을 엿보면서 억눌렸던 본능을 해방시키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관음적 경향이 지나쳐서 자신이나 남의 생활을 방해할 정도이면 ‘관음도착증’에 속하며 치유가 필요하다.

정신의학에서는 6개월 이상

△남이 옷을 벗는 모습이나 벗은 몸, 성행위 장면을 보고 싶어하거나

△비난을 무릅쓰고 공공장소에 몰카를 설치하거나

△창 틈으로 남의 침실을 엿보는 경우 등을 관음도착증으로 규정한다.

특히 몰카를 찍는 데에 몰두할 정도이면 ‘중증’이며 충동적 성격 때문에 툭하면 범죄를 저지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몰카를 설치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하루라도 포르노를 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포르노 중독’에 빠져 계속 보다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면서 병적 관음증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관음증의 해악〓미국에서는 포르노 중독자의 대부분이 우울증, 성격장애 등 정신적 문제 탓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몰카에 빠질 정도이면 이런 문제를 갖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한다.

포르노 중독자나 관음증 환자는 자극의 최소 단위인 ‘문턱값’이 올라가서 정상적 성관계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포르노 중독이나 병적 관음증은 남성에게 많다. 대부분의 여성은 분위기나 애정 등이 성생활에 결정 요인인 반면 남성에게는 시각, 청각 등의 자극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의학자들은 ‘남성은 자극에 따라, 여성은 뇌로 성행위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몰카 등에 빠진 남편은 성생활 때 ‘화끈한 자극’을 원하는 반면 아내는 ‘따뜻한 성’을 원하면서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일부 남성은 여성이 변태적 자극을 원하지 않는 것을 ‘내숭’이라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자극적인 포르노에 빠진 사람은 정상적인 성관계보다 환상 속에서 자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 때문에 결혼 뒤에도 자위가 가능하지만 부부관계는 불가능한 ‘특이 발기부전’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청소년은 성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게 돼 성범죄를 당연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몰카에 찍힌 희생자들은 수치감에 따른 대인 기피증과 함께 깜짝깜짝 놀라면서 가슴이 아파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게 된다.

▽관음증을 뛰어넘어〓하루에 한 번 이상 몰카 등 포르노를 보는 사람은 일단 자신이 병이 아닌지 의심하고 포르노를 멀리해야 한다. 자의로 끊기가 힘들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아내는 남편이 성관계 때 계속 이상한 행동을 요구하거나 정상적 성행위를 거부하면 대화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병원에 가도록 설득해야 한다.

관음도착증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부정하는 사이에 자극의 문턱값이 계속 올라가게 된다.

병원에서는 관음증이 병임을 알게 하면서 이 때문에 생긴 우울증, 성격장애 등을 상담이나 약물요법 등으로 고친다. 또 배우자나 자녀가 혼자서 포르노 사이트를 서핑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하면 컴퓨터를 거실 등 공개된 공간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현재 관음도착증을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한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 몰카를 설치, 촬영, 유통하는 사람을 모두 엄벌에 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변태’도 병이다▼

관음증은 성도착증의 대표적인 예다.

성도착증은 보통 사람들이 ‘변태’라고 부르는 것을 병으로 규정하고 이를 가리키는 의학용어다. 성도착증은 6개월 이상 강력한 성적 충동이 갑자기 일어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상적이고 괴상한 상상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한때 유아기 때 부모의 잘못된 양육 때문에 생긴다고 알려졌지만 요즘에는 뇌의 이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선천적이거나 환경적 이유로 뇌에서 시상하부, 뇌하수체, 편도핵 등이 속한 가장자리계(변연계)의 쾌락시스템에 고장이 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미국 정신과 교과서에 나오는 관음증을 제외한 대표적 성도착증들이다. 국내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정신병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많다. 상당 부분은 어릴 적부터 제대로 성교육을 시키고 포르노를 멀리하면 예방이 된다.

▽소아성애증(Pedophilia)〓국내에서 남성들이 ‘영계’를 좋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은 엄연한 정신병이다. 심리학에서는 ‘로리타 콤플렉스’라고도 한다.

▽노출증(Exhibitionism)〓젊은 부부가 추억으로 삼으려고 ‘사랑의 순간’을 찍는 것을 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남에게 보여주려고 찍으면 여기에 해당된다. 상당수의 관음증과 겹친다. 영화 ‘두사부일체’에서 개그맨 고명환이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에 해당한다.

▽접촉도착증(Frotteurism)〓버스나 지하철에서 여성의 몸을 더듬거나 비비는 행위를 통해 쾌감을 느끼는 것.

▽여성물건애(Fetishism)〓여성의 속옷이나 스타킹, 머리카락, 음모 등을 모으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

▽이성복장착용증(Transvestic Fetishism)〓성적 흥분을 위해 이성의 옷을 입는 것. 주로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는 경우가 많으며 남녀평등 등 가치를 위해 이성의 옷을 입는 것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편애증(Partialism)〓신체의 특정 부위만 자극 받기를 원하는 것. 예를 들면 오럴 섹스는 전희(前戱)의 하나일 수는 있지만 여기에만 집착하고 다른 단계로 넘어가기를 거부하면 편애증에 해당한다.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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