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거르면 비만 위험… 라면을 먹으면?

 

아침을 거르면 쌀밥과 3가지 이상의 반찬을 챙겨 먹는 사람보다 복부 비만과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1.2배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침에 밥 대신 라면 등 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혈관 건강 지표가 가장 나빴다.

국민대 최경란 교수팀이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07~2009년) 원자료와 24시간 식사 기록을 토대로 20-64세 성인 1만1801명의 아침식사와 영양, 질병 등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공동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발표됐다.

최 교수팀에 따르면 아침을 거른 사람은 조식으로 쌀밥과 반찬 3가지 이상을 먹은 사람보다 비만율이 13%, 복부 비만율이 20%,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20% 높았다. 여기서는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비만, 남성의 허리둘레가 90㎝ 이상(여성 80㎝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했다. 복부비만과 함께 혈당 110㎎/㎗ 이상, 혈중 중성지방 150㎎/㎗ 이상, HDL(고밀도 지단백) 40㎎/㎗ 미만(남성 기준,여성 50㎎/㎗ 미만), 혈압 140(수축기)/90(이완기)㎎/㎗ 이상 등 5가지 지표 중 3가지 이상을 갖고 있으면 대사증후군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성인 10명 중 7명은 아침 식사로 밥을 먹었다. 조사대상의 35.3%가 아침에 밥과 3가지 이상의 반찬을 챙겨 먹었고, 34.7%는 밥과 2가지 이하의 반찬을 섭취했다. 전체의 21.6%는 아침을 거르고, 6.6%는 아침에 밥 대신 빵과 시리얼을 즐겼다. 1.6%는 라면 등 면 음식을 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식을 포함해 5가지 유형의 아침 식사 가운데 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의 혈관 건강 지표가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밥과 반찬 3가지 이상을 먹는 사람의 1.7배에 이르렀다. 이완기 혈압이 90㎎/㎗ 이상인 비율은 1.71배,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인 비율은 1.51배, 혈중 중성지방이 150㎎/㎗ 이상인 비율은 1.47배였다. 연구팀은 면 음식에 고혈압을 유발시킬 수 있는 지방과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아침에 빵과 시리얼을 즐기는 사람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밥과 반찬 3가지 이상을 즐기는 사람보다 오히려 18% 낮았다. 최 교수팀은 “한국인의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한 연구논문이 있다”며 “아침에 밥 대신 빵과 시리얼을 즐기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한 것이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낮췄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조사에서 20대의 조식 결식률은 44.9%로 30-40대(22.5%), 50대 이상(9.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아침 결식률(30.5%)도 가끔 피거나(18.3%) 전혀 안 피는 사람(18.8%)보다 훨씬 높았다. 최 교수팀은 “밥과 반찬을 함께 먹는 한국의 전통적인 아침 식탁이 영양의 균형적인 섭취는 물론 혈관 건강과 성인병 예방에도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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