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가능했는데.. 가족을 가장 힘들게 하는 ‘이 병’은?

[김용의 헬스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우 임동진(77세)이 10일 방송에 나와 20년 전의 뇌경색 투병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 2001년 뇌경색으로 쓰려져 3일 만에 깨어났다. 겨우 생명을 건졌지만 정상적으로 걷기 힘들다는 반신불수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일어서려니 자꾸 고꾸라졌다. 아내가 씻겨주겠다고 했지만, 단 번에 거절했다. 평생 아내 힘을 빌릴 순 없었다. 처음에는 누워서 모든 걸 다 했다.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일어섰다”고 회고했다. 위중한 병에 걸린 환자의 복잡한 심리도 강조했다. “나같이 심각한 뇌경색 환자는 모든 게 예민해진다. 마음을 되찾는데 꽤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아내를 비롯해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부모나 형제, 자매 중에 위중한 환자가 나오면 다른 가족이 힘들어진다. 거동이 불편하면 가족들이 간병이나 시중을 들어야 한다. 이런 생활이 평생 지속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치매, 암 그리고 뇌졸중을 들 수 있다. 배우 임동진이 앓았던 뇌경색은 뇌졸중의 일종이다. 예전에는 중풍으로 불리기도 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로 불린다.

혈액 속에 중성지방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로 진행되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뇌졸중은 응급 치료가 필요한 긴급질환이다. 얼마나 빨리 치료하느냐에 따라 예후(치료 후의 경과)가 달라진다.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생명을 건져도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해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은 다양하다. 일반적인 두통이나 눈의 피로 등으로 잘못 알고 그냥 누워서 쉬다가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한 쪽 몸의 마비: 얼굴과 팔다리, 특히 몸의 한쪽 부분이 무감각해지거나 힘이 없어진다. 2) 언어 장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3) 시각 장애: 한쪽 또는 양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4) 어지럼증: 팔다리 움직임의 조절이 어렵거나 어지럽고 균형을 잃게 된다. 5) 심한 두통: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두통이 생긴다.

위의 증상 중 하나라도 갑자기 나타나면 빨리 119에 연락해야 한다. 119는 차안에서 응급처치가 가능하고 뇌혈관 전문 병원으로 직행할 수 있다. 중증 뇌졸중의 경우 주변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증상을 느낀 후 환자 본인이 119에 전화하는 게 쉽지 않다. 따라서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주변 사람들도 뇌졸중 증상을 알아두는 게 좋다.

최근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질환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뇌 조직은 뇌졸중으로 한번 괴사에 빠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상당수의 환자에게 후유증을 남긴다.  환자 자신의 고통은 물론이고 가족, 더 나아가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 뇌졸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평소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잘 인식하고 몸을 관리해야 한다.

1) 고혈압은 조절 가능한 뇌졸중 위험인자 중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병이다. 고혈압 예방-치료를 위해 저지방-저염식, 운동, 금연, 절주 등을 실천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로 혈압을 낮춰야 한다. 2) 흡연은 뇌경색을 일으키는 중요한 독립 위험인자다. 비흡연자와 비교해 뇌졸중 위험도가 2배 정도 증가한다. 반드시 담배를 끊고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3) 당뇨병은 뇌경색 환자의 15~33%에서 같이 발생한다.  뇌졸중 재발을 당뇨병으로 예측할 수도 있다.

4) 심방세동도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의 수축이 소실되어 심장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병이다.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은 뇌 손상 범위가 넓고 신경학적 장애가 심해 사망이나 중증의 장애를 남길 위험이 크다. 적절한 항응고 치료를 하면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5) 이상지질혈증도 주요 위험 인자다. 혈중 총콜레스테롤 및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증가와 관련이 있다.

6) 음식 조절도 매우 중요하다.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짠 음식은 고혈압에 이어 뇌졸중에도 잘 걸리게 한다. 7) 신체활동 및 운동은 뇌졸중 뿐 아니라 다른 병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도 낮춘다. 몸을 자주 움직이면 혈압을 낮추고, 혈당을 조절하며,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배우 임동진은 걷기 등 운동과 철저한 몸 관리로 뇌경색을 이겨냈다고 한다. 아내, 가족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력이 반신불수 위험을 견뎌낸 원동력일 것이다. 20년이 흐른 지금 그의 몸에서 불편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상적인 생활은 물론 80세가 눈앞이지만 배우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병에 걸려 거동을 못하면 가족의 행복이 깨질 수 있다. 뇌졸중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병이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 하나로 평생 가족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은 당장 끊어야 한다. 간접흡연도 위험하다. 아파트나 거리에서의 흡연은 우리 아이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나 한 사람이 조심하면 가족, 주변 사람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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