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약 대신 ‘바나바잎추출물’만 먹어도 될까?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내 나이 이제 꺾어진 백 살. 1주일 전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고민이 참 많다. 당뇨약은 한 번 복용하면 끊기 어렵다던데… 카톡에서 내 고민을 듣던 친구가 갑자기 모르는 링크를 보낸다. 이게 뭐지? 약보다 더 좋다며 먹어보란다. 바나바잎추출물?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식품이니까 약보다는 몸에 더 좋겠지… 그런데 친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도 될까?”

당뇨병을 진단받은 많은 분들의 흔한 고민이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좀체 끊을 수 없다는 두려움, 그리고 주변에서 “나는 000 먹고 약을 다 끊었어.”라고 말하는 유혹. 건강기능식품을 잘못 사용하기 딱 좋은 순간이다.

바나바잎추출물은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일종의 기능성이 허가된 원료다. 당뇨 관리의 민간요법으로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쓰이는 자연물질로 혈당 강하, 혈중 지질개선 및 체중 감소 등의 효과가 연구 결과 밝혀졌다.

당뇨병은 식후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 인슐린에 대한 세포의 반응성이 낮아져 고혈당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세포가 인슐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개선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바나바잎추출물 또한 인슐린 호르몬이 세포에 결합하는 과정과 결합 후 세포 안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 작용해 세포의 인슐린 반응성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50세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이 분은 당뇨약 대신 바나바잎추출물을 먹어도 될까?

정답 여부는 그때그때 다르다.

당뇨병은 보통 우리 몸의 혈당 조절 능력이 손상되어 외부 증상을 느끼는 시점에 진단받는다. 오늘 점심에 과식을 해서 오후 4시쯤 느끼는 소화불량 같은 질환이 아니다. 오랫동안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스트레스 및 가족력 등 다양한 원인으로 서서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래서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꾸준한 당뇨병 관리를 위해 매일매일 지켜야 하는 수칙으로 약복용과 함께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사를 강조한다. 바나바잎추출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은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과 같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서점에 가면 ‘당뇨약 끊기 *개월 프로젝트’ ‘당뇨약을 먹느니 ***을 먹어라’ 같은 문구로 눈길을 끄는 책을 쉽게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면 철저한 자기 관리로 ‘안정적 혈당’을 유지해 건강을 지킨 사례가 대부분이다.

과연 모든 당뇨환자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 사람의 경험을 어설프게 따라하다가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합병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분들을 자주 만나는 의사, 약사 등의 전문가들이 건강기능식품을 평가 절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야기다.

그럼,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어떻게 활용하면 바람직할까? 약국에서 당뇨약을 복약지도 할 때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당뇨병 치료를 위한 약의 역할을 설명한다. 두 번째 방문부터는 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지, 식습관 및 생활습관은 어떠한지 등을 확인한 후 바나바잎추출물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극 추천한다.

예를 들어 택시운전을 하는 60대 남성이 약을 정확히 복용하고 있으나 운동 및 식습관 조절이 어려워 식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이럴 땐 바나바잎추출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바나바잎추출물 섭취로 식후 혈당 조절에 자신감을 얻은 환자는 간단한 식습관 및 운동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다. 그런데도 만성질환으로 치료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자꾸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갖는다. 이런 환경에서 약과 건강기능식품이 경쟁해야 할까, 아니면,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게 더 나을까? 나는 후자를 응원한다.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가 가장 좋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약의 효과와 건강기능식품의 기능, 그리고 환자의 상태까지 고려한 적절한 제품의 추천으로 환자가 건강관리에 조금 더 자신감을 얻는다면 우리의 내일은 더 밝아지지 않을까? 어쩌면, 고령화 사회의 목전에서 필요한 것은 약과 건강기능식품의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 아닐까.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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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댓글
  1. 광고

    광고를 광고 답지 않게 하네.
    광고는 광고 답게 해 주세요.

  2. 김기봉

    당뇨약과바나나잎을같이복용해도좋은가요

  3. 바나나가 아니고 바나바요.

  4. 해변에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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