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 돌보는 남성들, 자살 위험 낮아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아픈 사람을 돌보는 것은 대부분 여성들 몫이다. 식구들 중 남성이 가족 간병을 맡는 경우는 드물다. 앞으로는 남성이 적극적으로 가족 간병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야할 이유가 생겼다.

아픈 가족을 돌보는 남성들은 자살할 위험이 더 낮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콜라라도주립대 연구팀은 20개국에서 남성의 가족 간병, 실업과 함께 남성 자살에 대해 조사했다. 자살률은 자녀가 됐든 부모가 됐든 남성이 가족에 대한 간병 업무를 많이 한다고 보고한 나라들에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로라도주립대 실비아 새라 카네토 교수는 “남자들은 가족 간병 일을 함으로써 혜택을 보는데, 이는 곧 자살 방지의 한 형태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가족의 간병을 하는 것이 경제적 책임과 다른 목적 의식을 준다는 것. 이 논문은 ‘사회정신과학과 정신의학 역학’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남성의 자살을 조사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취한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연구들은 남성의 자살을 고용과 같은 공공 영역의 영향에 초점을 두었지만 연구팀은 대신 가족내 역할에 관심을 돌렸다.

이를 위해 사생활과 돌봄에 대한 경험이 남성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카네토 교수는 “남성 자살이 주로 경제 위기, 고용 문제, 더 넓은 맥락에서 설명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혁신적”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더 많이 간병 역할을 맡은 나라에서는 높은 실업률과 남성의 자살률 사이에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남성의 간병 역할이 적다고 보고한 나라들에서는 높은 실업률이 더 높은 자살률과 관련이 있었다.

논문에 의하면 이같은 발견은 성평등이 정착된 곳일수록, 남성과 여성의 행복도, 건강, 수명이 증가한다는 증거와 일치한다. 카네토 교수는 “가족을 간병하는 것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돌봄은 연결과 의미를 제공한다. 자신에게 의지하는 타인의 존재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보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