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출생 전후, 남성들도 심한 불안감 느낀다(연구)

아기의 출산 전후 일시적으로 우울한 기분에 빠지는 여성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 불안감을 느끼는 남성들도 있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남성의 산후 불안감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불안감 유병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메타 분석을 통해 임신부터 산후 1년까지 배우자의 출산 전후로 남성이 체감하는 불안감을 조사했다. 분석 대상은 1995~2020년 발표된 연구로서, 참여자들을 다 합치면 4만명이 넘는다.

그 결과 아기의 출생 전후 남성의 전반적인 불안 추정치가 11%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불안감은 산후 1년차에 11.7%, 임신중일 때 9.9%로 조사됐다.

이는 WHO가 발표한 불안감 유병률 2.2~3.8%에 비해 높은 수치다. 다시 말해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엄청난 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여성의 경우 약 17.6%가 출산 전후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른 메타 분석을 통해 발표된 모성 불안의 추정치와 일치한다.

콜로라도주립대 젠 리퍼만 박사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재정적 측면, 인간관계,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동반하는 중요한 인생 이벤트”라며 “남녀 모두에게 큰 변화가 닥쳐오지만 새내기 아빠들 사이에 만연되고 있는 불안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출산 전후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안감을 탐구한 최초의 메타 분석’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남성들은 부모로 전환되는 시기, 즉 빠르면 임신 3개월부터 시작해 출산 첫해 내내 불안감을 겪는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산후 우울증을 여성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견이 뿌리 깊다는 점. 아이의 출생과 양육에 대한 부담감에서 싹트는 남성의 불안감과 우울함을 단순한 피로 혹은 스트레스로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자살 혹은 술을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아버지가 되는 남성들이 겪는 불안감에 대한 논의와 대처가 지지부진한 이유다. 연구팀은 ‘필요할 때 도움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남성의 산후불안감에 대해 주변의 이해와 사회적 인식이 바뀌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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