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도 잘 때 꿈꾼다…인간과 수면 사이클 비슷

[사진=Aonip/gettyimagesbank]
문어는 독특한 동물이다. 빨판이 달린 다리에 흐늘거리는 몸 때문에 서구권에서는 식재료로 잘 쓰지 않고 영화에선 종종 괴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심장은 3개가 있고, 피의 색은 푸른색이며, 먹물을 내뿜고, 피부 색깔과 질감을 바꾸는 위장술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은 인간 기준에서 독특할 뿐, 문어 세계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심지어 인간과 비슷한 측면도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수면 사이클이 그렇다.

25일 공개된 브라질 히우그란지두노르치연방대학교 뇌연구소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무척추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어는 두 가지의 수면 단계를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꿈도 꾸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 역시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구성된 수면 단계를 가지고 있고 꿈을 꾼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문어가 복잡하고 섬세한 신경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 증거를 더하고, 동시에 수면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어가 잠을 자는 동안 색깔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이번 연구는 이러한 색의 변화가 ‘고요한 수면’과 ‘활동적인 수면’ 등 두 가지 수면 단계와 연관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조용한 수면 단계에서는 문어의 창백한 피부 색깔과 줄어든 동공 상태가 유지됐다. 반면, 활동적인 수면 단계에서는 근육이 움직이며 피부의 색깔과 질감이 바뀌고 눈동자도 움직였다. 조용한 수면 단계는 평균적으로 7분 정도 유지됐고 활동적인 수면 단계는 1분 정도 지속됐으며, 이 같은 수면 사이클은 자는 동안 반복됐다.

이러한 수면 사이클은 인간이 가진 것과 유사하다. 사람의 수면 단계는 크게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뉘는데, 렘(REM)수면에서 사람의 안구는 빠르게 움직이며 선명한 꿈을 꾼다.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심박동수가 빨라지며 꿈이 행동으로 발현되지 않도록 근육은 마비된 상태가 유지된다. 반면, 비렘수면 단계에서는 깊은 잠에 빠지게 되고 꿈도 덜 꾸게 된다.

연구팀은 사람과 문어가 가지고 있는 이 같은 유사한 수면 패턴이 앞으로 수면의 기원과 진화 과정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연구팀은 이 같은 유사한 수면 패턴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수렴 진화’의 결과일 것으로 보았다. 즉, 계통적으로 관련이 없는 인간과 문어가 서로 별도의 진화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유사한 수면 패턴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앞서 무척추동물 중 가장 영리한 동물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는 문어가 공간과 사회를 학습하는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은 문어의 잠과 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면 문어와 사람이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른지 이해하고, 뇌의 구조와 기능, 생물의 인지능력 등에 대해서도 보다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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