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질환자엔 ‘공감’, 정신질환자엔 ‘글쎄’ 하는 이유 (연구)

[사진=yacobchuk/gettyimagesbank]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이 아픈 사람 모두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신체질환자의 고통은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정신질환자는 냉담한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두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두 대상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서로 다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와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신원교 박사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신체질환자와 정신질환자의 마음을 추론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관찰했다.

19~35세의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모니터를 통해 신체질환자 혹은 정신질환자라고 표시된 사진과 함께 위로·격려 메시지를 보도록 했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를 환자들이 받았을 때 어떠한 감정을 느낄지 예측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fMRI로 실험참가자들의 뇌 활성화를 관찰했다.

연구결과, 신체질환자를 바라볼 때는 복내측 전전두피질의 활성화가 증가했는데, 이 영역은 타인에 대한 공감 및 이타적인 행동과 관련이 있다. 반면 정신질환자를 대할 때는 전측 뇌섬엽과 배측 전대상피질이 활성화됐다. 이는 공감하기 힘들어 인지적 자원이 많이 요구된 상태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림=신체질환자(A)와 정신질환자(B)를 바라볼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서로 다르다. 서울대병원 제공]
즉, 신체질환자와 정신질환자에 대한 마음 상태를 추론할 때, 서로 다른 뇌 영역이 사용된다는 것.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 본인의 사진을 모니터에 등장시켰을 때 나타나는 뇌 활성화 양상도 살폈다. 그 결과, 신체질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와 비슷한 뇌 활성화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논문 제1저자인 신원교 박사는 “신체질환자의 마음을 추론할 때는 자기 자신의 경험을 참조해 쉽게 공감하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정신질환자는 호의적인 행동에 대해 자신과 다른 정서를 경험할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체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일상에서 받는 공감과 지지가 도움이 된다. 권준수 교수는 “일반인이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편견의 신경행동학적 요인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며 “정신질환자의 낙인을 줄이는 긍정적인 태도가 마련된다면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후원으로 진행됐고, 국제 학술지 ‘행동신경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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