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형사, 다른 듯 비슷한 직업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Fer-Gregory / shutterstock]
미제사건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사람은 ‘셜록 홈스’라는 탐정이다. 그렇지만 ‘코난 도일’이라는 사람은 잘 모른다. 위 탐정을 탄생시킨 추리소설 작가이다. 이 작가는 하나의 벽에 막힌 사건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해 낸다. 영국 태생의 의학박사라서 이러한 추리와 접근을 통한 사건 해결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감히(?) 추리해 본다. 의사와 형사라는 직업은 완전히 다른 직업 같지만 유사성이 대단히 많다. 의사가 환자의 병명을 밝히기 위해 접근하는 절차와 방법이 형사가 범인을 잡고자 접근하는 그것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진료현장에서 의사는 병력 청취를 통해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명을 규명 진단한다. 문진, 시진, 촉진, 타진 및 청진 등 진찰과 여러 종류의 검사가 동원된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어디가 불편한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경과는 어땠는지, 그리고 과거 병력과 가족력 등과 함께 전체 신체 증상을 묻고 신체를 검사하여 의심되는 질병 그룹을 도출해 낸다. 이후 혈액검사와 X선 촬영, 초음파 검사, 또는 CT/MRI 촬영 등 영상의학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나 유전자 검사도 하여 단계적으로 의심 질병 그룹에서 원인이 아닌 질환을 하나하나 제외시켜 나감으로써 병명을 최종 확인한다.

사건 현장에서 형사는 지문, 발자국, 혈흔 등 기초 증거를 수집하고 사진을 촬영하고 CCTV 자료를 판독하여 분석하는 등 추가 증거를 수집하고 몽타주를 만들거나 한다. 필요한 증거를 찾기 위해 시체를 부검하거나 DNA 정보 분석도 한다. 이를 통해 범죄 혐의자 그룹이 정해지면 이들을 취조하고 필요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하는 등 혐의자의 범죄 사실을 밝혀서 범인을 잡는다. 이와 같이 의사와 형사는 여러 가지 직간접적 증거 수집을 통해 정확한 병명을 찾아내거나, 진범을 잡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의사는 종종 병명이 밝혀지지 않아서 난감해하는 경우가 있고 수사관은 수사 중 범인이 잡히지 않아 전전긍긍할 때가 있다. 진료 시 세밀하고 철저히 검사를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병명은 오리무중이고 환자는 호전되지 않는다거나, 세밀한 수사나 조사를 하였지만 범인을 잡지 못하고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진 경우 둘 다 어려움에 봉착한다. 이럴 때 의사는 선배 의사 인터뷰, 참고문헌 고찰, 연구논문 탐색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병명을 찾아야 한다. 수사관도 마찬가지이다. 범죄 현장과 연결된 모든 장소에서는 범죄와 관련된 모든 사람과 물품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작고 세세한 증거물을 모두 열심히 찾아야 한다. 종횡무진 뛰다 보면 별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아주 작은 증세나 검사 소견, 또는 미세증거가 종종 병명이나 범인을 찾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한다. 이렇듯 의사와 형사는 다른 듯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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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등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쳐주세요. 저희같은 아픈 사람들은 교수님처럼 환자를 아껴주시는 의사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큰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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