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독 사회의 애초로운 단면 ‘번아웃증후군’

[사진=JV_I021/gettyimagesbank]
직장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번아웃증후군’,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서 번아웃증후군을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정의하고,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분류했다. 의학적 질환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질병이 아니라고 해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WHO는 번아웃증후군을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로 판단하고, 직장 스트레스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번아웃(burn out)의 사전적 의미는 ‘에너지를 소진하다’, ‘가열되어 고장 나다’ 등으로 정의된다. 번아웃증후군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한 사람이 에너지를 소진해서 혹은 가열돼 고장이 난 것처럼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직장인의 95.1%가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번아웃증후군이 있으면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든다 ▲쉽게 짜증 나고 노여움이 솟는다 ▲만성적인 감기, 요통, 두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감정의 소진이 심해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 같고 예전과 달리 열정이 사라졌다 ▲잠을 자도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고 이전에 비해 더 빨리 더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속이 텅 빈 것 같고 일과 자기 자신,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현철 교수는 “번아웃증후군은 시간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혼자 끙끙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를 수도 있다”며 “틈틈이 여유를 갖고 편안한 대화, 운동, 여가활동 등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증상 수준이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이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정신적 질환이나 증상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분장애나 가벼운 정신 질환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윤현철 교수는 “여유를 갖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의 아픔도, 너의 아픔도 아우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정신 질환과 증상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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