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빨리 늙는다? “인턴 생활, 빠른 노화 불러”

[사진=Pressmaster/shutterstock]
의사 면허를 받은 후 임상 과목의 실기를 수련하는 ‘인턴’ 생활이 급격한 노화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건대학교 연구진은 강도 높은 근무와 스트레스를 겪는 인턴기간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250명의 인턴을 대상으로 인턴기간 시작 전과 시작 1년 후의 텔로미어 길이를 비교한 결과, 인턴기간 동안 텔로미어 길이 단축속도가 6배나 빨라졌다.

연구에 참여한 인턴들은 일주일 평균 64.5시간 동안 근무했으며, 그중 일부는 80시간 이상 근무했다. 근무시간이 길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더 빨리 줄어들었다. 예민한 성격의 참가자와 부정적인 성격의 참가자는 인턴 시작 전 측정했을 때에도 보통 사람보다 텔로미어 길이가 짧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 끝에 붙어있는 DNA 염기 서열로 DNA가 손상되지 않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탈모가 빨라지고 주름이 생기는 등 노화 및 수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스트레스는 텔로미어를 짧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학교 83명의 의대생 1학년과 비교했을 때, 학부 생활로 1년 동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교대 근무시간, 빈번한 기분 변화, 강도 높은 스트레스가 텔로미어 감소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강도 높은 근무의 인턴생활 중 수면 문제와 스트레스 해소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또한 전공의(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82곳 병원의 수련의 및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은 일주일 평균 79.3시간이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 따르면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 80시간으로 제한된다. 최대 근무시간에 약 40분 가량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1주일에 교육 목적으로 8시간까지 근무를 연장할 수도 있다.

연구를 주도한 센 스리잔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의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동시에 텔로미어의 길이가 스트레스의 영향을 추적하는 바이오마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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