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범죄자 낙인’은 안 돼”

[사진=GrAl/shutterstock]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이 조현병 환자에 대한 신중한 보도와 함께, 충분한 치료 기회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인천에서의 조현병 환자의 ‘대낮 칼부림’ 사건이 보도됐다. 이전에도 조현병 환자가 정신과 진료실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등 연이어 발생하는 정신 질환자 범죄가 발생하고 보도되며 이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퍼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정신 질환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이런 낙인은 치료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 극소수에 불과”

병의협은 극소수에 불과한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를 무분별하게 기사화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전체 강력 범죄 중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0.04%에 불과하다. 병의협은 조현병 환자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뿐더러,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보도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만들고, 지역 사회에서 내몰리게 만들어 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잃게 만든다는 것.

환자 인권 vs. 치료받을 권리

조현병 등 정신 질환자가 충분히 치료받을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하는 의견은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병의협 또한 정신건강복지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개정 이후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입원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의 정신 질환자이면서, 자·타해 위험이 있어야 비자의 입원(강제 입원)과 3개월 이상 입원 치료가 가능하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소속이 다른 2명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러한 법 개정은 정신 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과정 때문에 환자가 치료받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먼저 의학적으로 자해 타해 위험도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측정 도구가 없어, 질환의 심각성은 오로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판단에 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차 진단 의사, 입원 적합성 심사 등을 계속 거치면서 전문가의 판단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절차상 문제 있으면, 퇴원 가능한 현실

올해 5월부터 전국적으로 입원 적합성 심사 위원회가 설치됐다. 이 위원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법조인, 정신건강전문요원, 환자의 가족, 정신건강증진시설 운영자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강화된 입원 요건에 추가로 입원 과정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절차상 문제점’이 발견되면, 주 증상의 치료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퇴원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병의협은 반드시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퇴원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병의협은 “환자의 인권 향상은 입원하지 않았을 때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 받을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여 범죄자의 낙인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데 있다”며 “적법하고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되고 현실성 있는 치료 인프라를 구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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