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문 의사 “암 예방에 좋은 음식 따로 있다”

“세 끼 식사 및 간식 때 가공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합니다. 과일과 채소는 가능한 한 드레싱 등 소스와 함께 먹지 않습니다. 채소 또는 과일 주스를 마실 때에는 100% 과즙을 선택합니다.”(대한암학회, 암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국내 암 전문 의사와 과학자들의 모임인 대한암학회는 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ACS)의 영양 및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인용해 암 예방을 위한 안내서를 제시하고 있다. 암학회는 충분한 양의 채소, 과일 섭취가 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공식 확인하고 있다. 암학회는 매일 2컵과 1/2 이상의 과일-채소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사람의 몸은 정상적인 대사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조직 손상이 발생한다. 이는 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특정 항산화제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 C, 비타민 E,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 비타민 A 등) 계열의 성분이 그것으로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다. 이들 식품들은 건강보조식품 형태보다는 가공하지 않은 음식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암 전문 의사들이 공식 확인한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을 알아보자.

– 젊을 때부터 토마토 요리를 먹어라

토마토가 전립선암에 좋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우리나라에서도 10대 암에 포함될 정도로 흔한 암이다. 2015년에 1만212건이나 발생해 전체 암의 4.8%(7위)를 차지했다.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전립선암은 유난히 음식과 관련이 깊다. 미국, 유럽 등에 환자가 많은 것은 아시아권보다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많기 때문이다. 토마토에 풍부한 빨간 색소인 라이코펜은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추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세포의 산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으로 암이 생길 가능성을 줄여준다. 토마토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일주일에 10회 이상 먹은 사람의 전립선암 발병률이 5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는 라이코펜의 효과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토마토는 완전히 익은 것이 항암효과가 더 크다. 가공식품은 대체로 몸에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데, 잘 익은 토마토로 만든 가공식품은 항암효과가 더욱 좋다. 라이코펜은 완숙한 토마토에 더 풍부하기 때문이다. 라이코펜 함량이 가장 많은 것은 토마토를 갈아 풀처럼 만든 페이스트로 100그램 당 55.5 밀리그램이나 들어 있다. 이어 소스와 케첩, 토마토를 으깨 걸러서 농축한 퓌레, 스파게티 소스, 주스 등의 순이다. 요리하지 않은 생 토마토는 라이코펜 함량이 가장 적다.

전립선암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42.9%로 가장 많았고, 60대 33.2%, 80대 이상 13.1%의 순이었다. 전립선암은 국내에서도 동물성 지방 섭취가 늘면서 대장암과 함께 발생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암은 장기간에 걸쳐 나쁜 생활습관이 쌓여 생긴다. 음식 섭취도 마찬가지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젊을 때부터 토마토 요리를 먹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 파, 양파, 마늘을 자주 먹어라

파, 마늘, 양파 등 백합과 채소는 세계암연구재단(WCRF)이 전 세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식품으로 확인했다. 세포의 산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양파 껍질은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항산화 성분인 쿼세틴 성분이 풍부하다. 황갈색의 플라보노이드 계열인 쿼세틴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알레르기를 막는 기능도 한다.

대장암은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을 경우 위험도가 증가하지만 육류의 조리 방법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구운 육류나 생선을 자주 먹으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파, 마늘 등은 벤조피렌이 사람 몸속에서 일으킬 수 있는 독성을 낮춰 암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삼겹살 등을 구워 먹을 때 양파와 마늘을 곁들이는 우리의 식습관이 벤조피렌의 체내 독성을 낮추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다.

– 간암 전문 의사들이 커피를 추천했다

대한간암학회의 진료 가이드라인은 간암 전문의들이 환자 진료 시 참고하는 안내서인데, 지난 6월 눈에 띠는 문구가 추가됐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는 커피가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문구를 진료 가이드라인에 포함시켰다. 커피에 들어 있는 항산화물질이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와 염증을 막아줘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세포암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명기했다.

간암학회는 커피가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B형 간염, C형 간염, 간 경변 등 만성 간 질환에 좋다는 해외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 논문들을 근거로 이 같이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은 대부분의 논문에서 제시한 3잔 이상이라고 제시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커피 로스팅 과정의 발암물질 논란이 일었지만, 미량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 음식도 중요하지만 금연, 신체활동도 필요

앞에 열거한 암 예방 식품들은 단기간에 효과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늦어도 30-40대부터 즐겨 먹어야 암이 많이 생기는 중노년기에 효과가 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으로 인한 사망의 30%는 흡연에 의해, 30%는 음식, 18%는 만성감염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이어 직업, 유전, 음주, 생식요인 및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의 요인이 각각 1-5% 정도 차지한다.

암을 예방한다고 특정 음식만 섭취해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검증된 식품 섭취와 함께 금연, 운동, 절주 등을 병행해야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력도 살피고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건강검진을 해야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2p2play/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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