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환자 가족 “헬리코박터 치료 꼭 필요해요?”

직장인 김 모 씨(남, 46세)는 아버지가 위암 환자여서 가족력에 신경 쓰고 있다. 위암의 5-10%가 유전성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담배는 아예 끊고 탄 음식, 짠 음식 등 식생활도 조심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어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 가족력을 걱정하는 김 씨가 위암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 남성 위암 환자가 2배. 흡연 및 식생활 영향인 듯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바로 위암이다. 환자의 남녀 비율이 2대1로, 흡연과 탄 음식, 짠 음식 등으로 이뤄진 잦은 회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암은 남성 암 중 1위(1만9545건), 여성의 암 중 4위(9662건)였다. 연령대를 보면 60대가 26.9%로 가장 많았고 70대 26.2%, 50대 22.6%의 순이었지만 최근 30-40대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

위암은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게 된다. 환경적인 요인은 선천적인 요인인 가족력과 달리 위장 점막에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인 생활습관과 식습관 등을 말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짠 음식, 탄 음식, 햄 소시지 등 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음식, 흡연 등을 즐기는 습관이 대표적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위암 위험이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암이 생기나?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층에 살고 있는 세균으로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위암의 1군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염증을 일으켜 위암의 전 단계인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증 등으로 진행하면서 유전자의 변이를 가져와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이 모두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 중 일부만 위암이 발병하기 때문에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 헬리코박터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는?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하더라도 위암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의료계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의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된 의견이 없다. 위암 예방을 위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여러 기관에서 연구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연구결과는 없다.

따라서 위암 예방을 위해 무차별적인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유하지는 않는다. 다만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의견에 따라 예방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안전성 및 내성 세균 발생 우려가 있어 만성 위염 정도만 있는 일반인에게 위암 예방 목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만성 위염의 경우도 헬리코박터균 검사와 치료가 권장되지 않는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중년층 이상은 위 점막 위축과 장상피화생 등의 만성 위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는?

이미 헬리코박터균을 보유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원인인 소화성궤양, 조기위암, 위의 림프종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위산분비억제제와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로 구성된 치료약을 1-2주일 복용하는 것이 치료방법이다. 또한 약을 먹은 후 1-2개월 뒤에 균이 없어졌는지 꼭 확인해야 병을 완치하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감염자의 약 10% 정도에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궤양이 생길 수 있다. 소화성궤양은 출혈, 천공 등의 심각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꼭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

– 요구르트 등 기능성 식품이 헬리코박터균 치료에 도움이 되나?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동물실험에서는 요구르트를 복용한 쥐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잘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 관찰되었지만, 지금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요구르트의 유산균이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을 치료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하는 동안에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설사나 복부 불편감 등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있다.

– 위암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예방이나 치료만으로 위암을 예방하기는 어렵다. 위축성 위염 등 위염이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 후에도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올바르게 길러줘야 한다. 짠 음식 등 음식을 조심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비흡연자에 비해 3-4배이므로 금연은 필수다.

조기 위암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의 검진권고안에 따르면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내시경 등을 통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최근 20-30대 환자도 늘고 있어 젊은 사람들도 위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거나 위암의 전 단계인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이 있는 사람은 주기적 검사를 받고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사진=CLIPAREA l Custom media/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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