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갑작스런 관절염, 피부가 원인?

30대 김여진(가명) 씨는 4년째 건선을 앓고 있다. 두꺼워진 피부 각질과 하얗게 날리는 인설(인비늘)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얼마 전부터 오른쪽 손가락과 발이 부어서 잘 굽히지도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관절 부위가 부어 뻣뻣해지고 아파서 오른손으로 물건을 잡기도 힘들어졌다. 다니던 병원의 류머티스내과를 찾은 김 씨는 어떤 진단을 받았을까.

김 씨의 진단은 관절염이었다. 그 원인이 충격적이었다. 앓고 있던 피부 질환 건선이 원인으로 정확한 진단명은 건선 관절염이었다. 건선 관절염은 건선과 같은 면역 질환으로, 신체 면역 물질이 조직을 공격해 생긴다.

잘못된 면역 반응이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경우 증상이 관절에서 발생해 건선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물론 피부에 발생할 경우에는 건선이 된다. 국내 건선 환자의 9~14%에서 건선 관절염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2017년) 한 해 건선으로 입원하거나 진료 받은 환자가 약 16만9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건선 관절염 환자는 약 1.5~2.4만 명 규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피부 질환으로 생각하기 쉬운 건선은 사실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고, 발진 위에 새하얀 비듬 같은 피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 질환이다.

피로감, 힘줄 주변 붓기 혹은 통증, 손발가락이 소시지처럼 붓는 증상, 하나 이상의 관절에서 강직감이나 통증,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나며 운동 범위가 좁아지기도 한다. 특히 오전에 강직감과 피로감이 더 크게 나타나며 손발톱이 손이나 발에서 분리되거나 표면에 자국이 생기거나 또는 곰팡이 감염(무좀)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선 관절염은 6개월만 치료가 늦어져도 관절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건선 관절염 환자 10명 가운데 4~6명은 영구적인 관절 손상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건선 관절염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전문의 관찰과 판단이 진단 기준이 된다. 건선의 유무 등 환자의 병력, 혈액 검사, 관절 부위의 MRI와 엑스레이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는 통증과 붓기를 완화해 관절의 적절한 사용을 돕기 위해 진행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SAIDs)는 관절에서의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데, 통증과 강직감 완화에 효과적이다. 다만 NSAIDs는 심장 마비와 뇌졸중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처방에 주의가 필요하다.

항류머티스제는 염증 원인을 차단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수주가 소요된다. 건선 관절염에 대한 가장 최신 치료제는 생물학적 제제다. 항류머티스제가 효과가 없을 경우, 생물학적 제제는 질환 발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효과를 보인다.

이전까지 건선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생물학적 제제로는 TNF-α 억제제가 유일했는데, 인터루킨 억제제가 등장하며 생물학적 제제를 통한 치료 옵션도 넓어졌다.

그 가운데 IL-17A 억제제는 건선성 관절염의 발생 과정에 주요하게 관여하는 IL-17A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로 국내 유일 건선 관절염 치료제 세쿠키누맙은 투여 16주차에 위약군 대비 질환 징후와 증상을 개선하고, 24주차에서 관절의 방사선학적 진행을 유의하게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학교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건선 관절염은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고, 주로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한 관절 부위에 나타나므로 단순한 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쉽다”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젊은 환자들이 영구적인 관절 손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건선 환자 가운데 관절 통증, 경직감, 손가락, 발가락이 소시지 모양으로 부어오르는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진단이 확인되는 즉시 치료를 시작하면 관절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horillaz/gettyimagesbank]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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