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은 별로, 밀가루가 좋아”도 설탕 중독?

단 음식에 대한 강한 욕구를 ‘설탕 디톡스(Sugar Detox)’로 누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설탕은 진짜 중독성이 있을까? 또 이를 개선한다는 설탕 디톡스는 효과가 있을까?

설탕은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는 음식이다. 설탕에 대한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고 하루 섭취 권장량을 훌쩍 넘긴 양을 먹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설탕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뇌에 있는 모든 세포는 당을 연료로 사용한다. 뇌는 당을 ‘보상’으로 감지한다는 점에서도 설탕 욕구가 일어난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저널에 실린 설탕과 지방 비교 연구에 의하면 지방과 달리 설탕은 많이 먹을수록 보상과 관련된 뇌 영역이 크게 활성화된다.

설탕에는 ‘단순 탄수화물’이 들어있는데, 이는 혈액 내에서 포도당으로 변한다. 혈액 내의 포도당은 에너지로 쓰이기 위해 세포로 옮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올라갔다가 떨어진다. 혈당 수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어 다시 설탕을 찾게 된다.

과일, 채소, 유제품 등에도 단순 탄수화물이 들어있지만 함께 들어있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포도당의 변화 과정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갑자기 기진맥진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반면 가공된 설탕은 혈당 수치를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설탕 욕구를 강하게 일으킨다.

사탕이나 초콜릿 대신 감자튀김이나 베이글 등에 끌리는 것도 설탕 중독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음식들에는 복합 탄수화물이 들어있는데, 우리 몸이 이를 분해하면 결국 단순 당이 된다. 마찬가지로 혈당 수치를 급격히 변화시키고 설탕 욕구를 일으킨다는 것. 흰쌀밥, 흰밀가루, 정제된 곡물로 만든 빵과 파스타 등이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설탕 디톡스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까? 강도 높은 설탕 디톡스를 요구하는 전문가들은 과일, 유제품, 정제된 곡물 등을 모두 끊으라고 권한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극단적이기 때문에 지키기 어렵다. 단기간 실천은 가능하지만 결국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그보다는 전반적인 입맛 교정이 중요하다. 커피에 넣는 설탕의 양을 줄이거나 저녁 식사 이후 군것질을 안 하는 식으로 설탕 섭취량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에 의하면 혀의 미뢰는 훈련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므로 입맛은 바뀔 수 있다. 단 천천히 교정해나가는 과정 역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잘 버텨야 설탕에 대한 욕구가 줄고 담백하고 싱거운 맛을 선호하게 된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소화 과정을 늦추고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것을 막으므로 닭가슴살, 달걀, 견과류, 콩류, 저지방 요거트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역시 이런 과정을 도우므로 함께 먹도록 한다.

[사진=Dream79/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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