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자주 다니면 도덕 기준 달라진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면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날까. 낯선 환경과 문화에 노출되는 일이 잦아질수록 도덕적 상대주의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속한 나라의 도덕 기준으로는 어긋나는 행위도 받아들이는 관대함이 생긴다는 것이다.

도덕적 상대주의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도덕법칙은 없으며 문화와 시대에 따라 도덕적 기준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외국 생활 경험이 도덕적 상대주의를 수용하게 만든다는 점을 증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개인과 사회인지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Cognition)’에 실린 내용이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외국에서의 거주 경험은 인지 유연성을 향상시켜 창조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또 이번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사고의 유연성은 도덕적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우리 고유의 도덕률에 의구심을 갖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6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여행 경험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해 일반상식 퀴즈를 보도록 했다. 그런데 실험참가자들은 퀴즈 질문이 등장한 뒤 곧바로 키보드 스페이스바를 눌러야 했다. 질문이 나온 뒤 바로 정답이 나오는 컴퓨터 오류가 발생하도록 연구팀이 조작해 두었기 때문이다. 즉 실험참가자들이 정답을 확인한 뒤 답변을 선택하는 이상한 상황에 이르지 않으려면 스페이스바를 눌러 정답에 노출되기 전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퀴즈를 보는 동안 스페이스바를 제때 누르는지 기록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스페이스바를 제때 누르지 않고 답을 확인한 뒤 답변하는 속임수를 쓰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 성별, 교육 정도, 사회경제적 상태, 성격 등의 변인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해외여행 경험 횟수와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해외 체류기간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MBA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 551명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보낸 총시간과 방문 국가수를 보고하도록 하고 동일한 퀴즈 시험을 보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도덕률이 서로 다른 다양한 국가들을 많이 방문한 학생일수록 속임수를 많이 쓰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해외에 머무른 시간과 속임수 사이의 연관성은 약했다. 이를 통해 볼 때 문화와 법률이 각기 다른 다양한 문화 경험이 속임수 쓰기와 깊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다채로운 경험이 도덕적 상대주의를 형성하는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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