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불면의 밤 “음식중독 위험 커진다”

열대야에 잠 못 들면 야식에 절로 손이 간다. 최근에는 브라질에서 전해지는 잇단 금빛 낭보로 올림픽 새벽중계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야식은 피하기 힘든 선택이다. 문제는 이렇게 늦은 밤에 자꾸 음식을 먹다보면 습관이 된다는 데 있다. 결국 배가 안 고파도 야식을 먹지 않으면 잠 못 드는 음식중독에 빠질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습관성 야식은 이른바 ‘야간식이장애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은 자기 전뿐 아니라 자다가도 일어나 먹는 등 야간에 음식 먹는 횟수가 잦아지는 일종의 음식중독이다.

특히 인기 있는 야식 메뉴는 족발, 치킨처럼 대개 짜고 기름지면서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부대찌개의 경우 1회 제공량(600g)당 열량은 520kcal, 나트륨 함량은 2664mg, 탄수화물은 47g, 콜레스테롤 함량은 83mg이다. 감자탕은 1회 제공량(900g)당 960kcal, 나트륨은 2631mg, 탄수화물은 27g, 콜레스테롤은 454mg이나 된다.

이러한 야식들은 삼시세끼에 더해서 먹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지방 등 에너지원의 과잉과 나트륨 과다섭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여기에 맥주 등 술 한잔 곁들일 때가 많아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은 비만,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달거나 짜고 기름진 음식은 우리 몸속에서 쾌감중추를 자극하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음식중독에 가까운 상태라면 식습관을 단번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실제 베이컨, 소시지, 치즈케이크 등 고지방 및 고칼로리 인스터트식품이 마약처럼 뇌의 핵심 보상중추를 지나치게 자극해 쾌감을 유발함으로써 먹지 않고는 못 견디는 강박섭식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중독이 실제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습관성 야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유태호 과장은 “야식이 잦으면 식사, 수면과 관련된 생체시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불규칙적인 식습관과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건강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음식도 중독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학적으로 명쾌하지는 않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인정되고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식 습관을 고치려면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허가와 스트레스를 풀려고 다음에 음식을 먹을 때 과식할 수 있다. 불규칙한 식사 후 폭식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인 사람이 야식을 갑자기 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등 금단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칼로리와 지방, 나트륨이 높은 음식을 대체할 다른 음식을 섭취하면서 단계적으로 야식을 줄인다.

예컨대 단 것에 강하게 집착하면 바나나, 건포도 등 당분이 높은 과일 대신 오이, 당근, 샐러리 등의 채소를 섭취하고, 튀김을 즐기면 닭튀김 대신 닭가슴살 샐러드나 두부, 참치 등 기름기가 적은 단백질과 섬유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추천된다.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은 과도한 염분 섭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세로토닌의 활동을 만족시키면서 점차 먹는 양을 줄여나가다 보면 야식을 끊고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유태호 과장은 “본인 의지만으로 힘들면 병원을 방문해 식사일기를 바탕으로 전문가 진료 후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을 수 있고, 폭식증이나 과식행동을 보인다면 항우울제 등 전문약 처방을 통해 치료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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