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가슴 답답….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

 

추석을 앞두고 마음고생을 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답답하며 소화 불량에 시달리는 증상이다. 시댁에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대한 걱정에 우울감까지 겹치는 이른바 ‘명절 증후군’이다.

명절 증후군은 명절 전후 2, 3일이 가장 증상이 심하다. 대개 1주일 정도 겪으며 명절이 끝나면 풀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후유증이 2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적응장애나 우울증, 신체형장애 등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명절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시댁 식구들과의 소통 부재, 과다한 일거리, 고부 갈등 등이 꼽힌다. 또한 남자들의 비협조, 동서 간의 경쟁의식, 생활수준의 차이, 교통체증까지 겹쳐 주부들을 힘들게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진 교수는 “명절 전후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명절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생겼다. 짜증과 두통, 복통을 비롯해 온 몸에 힘이 없고 쑤시는 등 뭐라고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이상 증상이 큰 특징”이라고 했다.

이 증후군은 전통과 현대의 생활습관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핵가족화된 가정의 주부들이 명절에만 갑자기 대가족으로 편입되고 강한 노동까지 겹치면서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다. 명절 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명절이라는 ‘사건’을 맞아 적응단계에서 불편함을 보이고 ‘부적응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 대부분이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들을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는 “오랫동안 음식 준비를 하다보면 허리, 무릎, 어깨, 목 등 관절주변에 근육경련이나 염좌(인대손상)가 생길 수 있다”면서 종종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해야 명절 증후군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주부들의 명절 건강을 위해서는 남녀를 떠나 온 가족의 협조가 필수다. 며느리의 가사 노동을 골고루 분담하고 정신적 피로감을 덜어줘야 한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두 모이다 보면 시부모, 동서, 시누이들 간에 생기는 심리적 갈등과 알력도 만만치 않다.

선물이나 명절 경비 부담도 식구들 형편에 맞춰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해야 한다. 사소한 곳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열고 나누는 긍정적 대화는 도움이 된다. 명절 뿐 아니라 평소의 교류가 중요한 이유다. 주부 건강에는 남자들의 역할이 크다.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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