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등 브레인 게임, 정말 뇌 기능 높여줄까

 

아이들이 게임을 할 때 잔소리를 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취미로 인정해주는 부모도 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게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과거에는 게임을 반대하는 의견이 전적으로 우세했다면 최근에는 게임의 긍정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학습능력은 물론 사교능력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다.

그렇다면 브레인게임이라고 부르는 게임들은 어떨까. 뇌를 단련한다는 크로스워드퍼즐이나 스도쿠 등의 게임은 뇌 건강에 긍정적인 기능만 할까. 인지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뇌 단련 게임 역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게임은 오락적 재미를 위해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브레인게임은 뇌를 단련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능력은 게임과 관련된 특정 기술만 향상시킬 뿐 전반적인 뇌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아니다.

즉 크로스워드 퍼즐을 꾸준히 하면 퍼즐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스도쿠를 자주 하면 숫자를 조합하는 기술이 향상된다. 하지만 다른 뇌 영역까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의사결정을 내리고 계획을 세우고 판단을 내리는 등의 전두엽 기능은 일상생활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브레인게임을 하면 게임 관련 능력은 향상되지만 이러한 뇌 기능까지 활성화시키는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 운동을 하다가 중단하면 체력이 떨어지듯 브레인게임 역시 손을 놓으면 다시 뇌 기능이 퇴화하게 된다. 즉 단기간 일시적으로 하는 것만으로는 뇌 기능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브레인게임 자체가 뇌 건강에 해로울 것은 없다. 자신만의 취미로 삼는다면 오히려 무료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하지만 뇌 기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만 집착하게 된다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뇌도 휴식시간이 필요하고, 게임보다 진중한 사고를 할 시간 역시 필요하다. 스탠포드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게임을 남용하는 것은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휴식시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손에서 놓지 않고 게임을 하는 활동이 뇌 건강에 이롭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멀티테스킹처럼 뇌를 과부하시킬 수도 있다. 멀티테스킹은 과학자들에 의해 뇌를 잘못 활용하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잘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욕심이다. 멀티테스킹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기분을 주지만 사실상 뇌에 큰 부담을 준다. 뇌의 피로도를 높이고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켜 궁극적으로는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휴식이 필요할 때 계속해서 게임을 하는 것도 이처럼 뇌의 피로도를 높인다.

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이 중요하다.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는 것처럼 뇌 활동도 게임처럼 한 가지에만 집착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깨진다.

인간의 뇌는 상당히 섬세하고 복잡하다. 브레인게임이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고 치매를 예방하는 기능을 부분적으로 담당한다 해도 다양한 뇌 영역을 골고루 강화할 수는 없다. 따라서 게임을 취미로 삼되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사교활동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뇌를 자극하는 것이 보다 유익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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