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치료제 장기 복용땐 치매위험 51%↑

 

3개월 이상 사용할 때 문제

불안 장애와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치료약을 복용할 경우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항 불안과 수면 작용을 위해 사용되는 약품인 벤조디아제핀을 3개월 이상 복용한 경우 치매 위험이 최대 5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가의료서비스(NHS)는 이 약의 복용기한을 최대 8~12주로 정해놓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 불안 장애 치료제 및 수면제는 3개월을 초과해서 복용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보르도대학교의 소피 빌리오티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벤조디아제핀의 사용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캐나다 퀘벡에 사는 66세 이상의 노인 알츠하이머병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환자들은 모두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적이 있었다.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소 소장인 에릭 카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벤조디아제핀의 사용과 알츠하이머병이 왜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둘 사이의 명백한 연관성은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의 한 가지 한계는 벤조디아제핀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지표인 불안이나 수면 장애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약제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정신약물학회 회장인 가이 굿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 약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 보다는 그 약이 이미 병에 걸린 사람에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학회의 수석 연구원인 제임스 피케트 박사는 “영국에서만 15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벤조디아제핀을 동시에 처방받고 있고 이 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증거가 분명한 가운데 이 약의 사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벤조디아제핀은 불안 장애와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다. 공표된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이 약은 짧은 기간의 질환 관리를 위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약의 부적절한 처방에 대해서는 우려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약을 사용할 때는 특히 노인의 경우 부작용을 좀 더 자세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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