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변비 환자였어? 고통 불구 치료 15%뿐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배설만큼 참기 힘든 것은 없다. 이 욕구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고통의 나락에 빠지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변비다. 국내에서 변비환자에 대한 발병률은 아직 정확하게 나온 것이 없다. 한 다국적 제약사의 글로벌 조사를 참고하면 국내 발병률은 17%로 매우 높은 편이며, 여성 환자가 68%를 차지하고 있다.

배변 횟수가 드물어진 지 3개월이 넘으면 만성 변비로 분류한다. 이런 환자들은 배변 횟수가 드물 뿐 아니라 배변할 때 무리해서 힘을 줘야하고, 배변이 안 나와 손가락 등을 이용한 응급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변이 딱딱하게 굳어 나오고, 잔변감, 항문이 막힌 것 같은 폐쇄감과 같은 증상도 동반된다.

최근에는 국내 변비 환자 10명 중 4명이 이러한 증상을 겪어도 변비인지 잘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태희 교수팀에 따르면 6가지 변비 증상 중 3가지 이상을 변비 증상이 아니라고 꼽은 환자가 37%나 됐다. 6가지 증상 모두 변비가 아니라고 답한 환자도 6.7%였다.

이번 조사는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 운동학회가 지난 2012년 1~6월까지 전국 9개 대학병원에 일반 검진을 받으러 내원한 20세 이상 성인 62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실제 조사에 참여한 환자의 62%는 반년 넘게 만성 변비에 시달렸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상당수는 음식 등을 통한 민간요법이나 약국 변비약에 의존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15%에 불과했다.

학회는 “대부분의 환자가 변비 증상을 오해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변비는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하면 심각한 2차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해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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