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한 운동을 몰아서 하면 안되는 이유

86세의 나이로 뉴욕마라톤을 완주해 화제가 됐던 조이 존슨 할머니가 마라톤 대회 이튿날인 지난 4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존슨은 체육교사 출신이다. 가족들에게 “달리다가 죽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마라톤에 몰입했다.

이번 대회는 그의 25번째 마라톤 완주였다고 한다. 약25㎞ 지점에서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뒤에도 다시 일어나 끝까지 완주할만큼 열정이었다. 대회 직후 의료진은 병원 진료를 권유했지만 그를 이를 뿌리쳤다고 한다. 사망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의 도전 정신은 감동적이었지만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도 많다.

최근 웰빙 열풍으로 운동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운동 마니아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즐기는 수준을 넘어 운동에만 집착하고 몸을 혹사시키는 운동 중독자도 늘고 있다. 운동은 성인병 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지만 이는 적정수준이어야 한다.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이 운동에도 적용된다. 운동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운동이 지나치면 통증이 조금씩 나타나는 ‘과사용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다리가 무겁고 관절과 근육이 뻣뻣하고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한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한다. 목과 겨드랑이 서혜부의 임파선이 붓고 미열이 있으며 감기증상이나 편도선이 붓는다.

변비나 설사가 있고 여성들은 생리가 중단된다. 행동이 느리고 피로에 지친 모습이다. 특히 축구나 마라톤 그리고 골프스윙 같은 신체의 한 부분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충격이 누적되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뼈에 작은 실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피로골절도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운동이 독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자신의 운동능력을 절대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격렬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이 문제다. 즉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주중에 못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운동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대략 하루 250~300㎉ 정도의 운동량이면 적당하다. 이는 체중 70㎏ 성인이 30분 정도의 가벼운 조깅이나, 50분 정도 걷는 양이다. 하지만 주중에 꾸준히 운동을 못하면 주말에 몰아서 하려고 한다. 특히 나이가 많고 성인 질환이 있는 사람, 평소 거의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과도하게 몰아서 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1주일에 3회 각 30분씩 운동하는 사람과 1회 90분간 운동을 하는 사람의 운동효과를 비교해 보면 주 3회의 운동 효과가 훨씬 높다. 운동은 ‘운동-회복-적응’ 과정을 거치면서 신체 각 기관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일주일에 1회만 할 경우 이런 단련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종목이든 운동효과를 유지, 향상시키려면 주 3회 정도 꾸준히 해야 한다.

박원하 교수는 “모든 운동은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뒤 본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며 “적지 않은 운동 부작용이 스트레칭을 소홀히 해서 생긴다”고 했다. 운동 전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면 굳은 근육이 풀리면서 유연성이 향상돼 부상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운동 효과도 훨씬 높일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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