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네… 반문 때 쓰는 “어?”는 인류 공통

 

목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리

되물음의 용도로 사용하는 “어?”는 일상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조차 유사한 형태와 의미를 지니며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심리언어학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서로 다른 언어들을 녹음해 그 특징을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언어들에서 같은 목적과 기능을 가진 유사한 발음의 단어가 하나 발견됐다. 영어권에서 “허(huh)?”라고 사용되는 이 말은 스페인에서는 “에(E)?”, 중국어로는 “아(A)?”, 독일어로는 “헤이(He)?” 등으로 쓰이고 있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저널(PLOS ONE)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이 단어는 하나의 음절로 이뤄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성문음(목구멍소리)으로 시작하는 자음, 입술이 둥글게 말리지 않는 중설모음, 단어에 뒤따르는 의문억양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뿐만 아니라 이 단어를 사용하는 용도 역시 유사하다. 대화를 하는 동안 상대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을 때 상대의 대화에 호응하기보다 도리어 되묻는 경우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단어들이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유사성이 너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동일한 형태와 의미를 지닌 이 단어를 사용하게 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인간이 학습에 의해서 이 단어가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발현된 소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연구팀이 보다 실증적인 근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수렴 진화 현상으로 본 관점이다.

수렴 진화는 서로 다른 인종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거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형태적·기능적으로 동일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이 연구와 더불어 2007년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팀이 심리과학저널에 발표한 ‘유아어’에 대한 논문 역시 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도했다.

UCLA 연구팀에 따르면, 아기들이 사용하는 말과 어른들의 말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문법과 의미론을 바탕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성인과 원시적이고 본능적으로 말을 하는 아기가 사용하는 단어는 서로 다르며 아기의 언어가 보다 보편성을 지니는 공통어라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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