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 정원외 특례입학제 신설에 반대

병원 협회는 찬성, “지방 중소병원 의사 부족 심각”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의과대학 정원 외 특례입학 장학제도(의무 복무기간 5년)’신설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협 이혜연 학술이사는 20일 의협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지 않은 졸속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군필자들이 의전원에 입학하면서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공중보건의 근무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특례입학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의협에 따르면 의전원 22곳은 2015~2017년 의대로 전환돼 5곳 밖에 남지 않게 되기 때문에 군필자 문제는 몇 년 내 해소된다는 것이다.

의협은 “2010년 현재 의사수는 2.4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국가 중 미국과 비슷하며 2.2명인 일본보다 높다”면서 “더욱이 최근 증가율 등을 감안하면 이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2020년은 오히려 의사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의과대학 입학정원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보의의 잘못된 배치 문제를 의사수 부족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2000년대부터 의대 졸업생이 증가해 공중보건의 자원이 늘어나자, 민간병원·교정기관·건강관리협회 등 보건단체를 비롯해 시 지역 국공립병원까지 배치기관을 확대함으로써, 의료취약지구에 배치한다는 공중보건의제도의 의미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35%의 공보의가 목적과 무관한 기관에 배치돼 있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공중보건의 문제의 대안으로 ▲의료 취약지역의 보건소나 보건지소에 공보의를 배치하는 공공의료 정책 준수 ▲의료 취약 지역에 장기 근속할 정규근무자 자원인력 확보▲ 현 의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건장학제도 신설 검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병원계는 의대 정원의 확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방 중소병원은 전문의 구하기도 어렵고, 1~2년 근무하다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의사인력 적정 수급 협의체’ 회의에서 “현재 의사임금 증가로 볼 때 의사수가 부족하며, 이러한 문제는 입학정원을 늘리는 것이 해결방안”이라고 밝혔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방 중소병원은 쓸만한 의사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응급실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지방 주민들은 동일한 보험료를 내면서 수도권 주민들에 비해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 의과대학 정원 외 입학제도= 41개 의과대학에서 정원 외 입학생을 선발해 국가가 장학금을 지원하고, 의대 졸업 뒤 5년 동안 읍·면 단위 시골이나 교도소·군대 등 의료취약지에서 공공의사로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

    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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