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영화 보는 것 더 이상 꿀꿀하지 않다

남의 시선 살피지 않고 큰 스크린 즐기는 이 늘어

영화 혼자 보기를 어색해 하는 시대는 지난 것같다. 과거에는 혼자 극장에 가는

것을 친구나 애인이 없어 하는 무기력한 시간 보내기 쯤으로 여겼다면 이제는 영화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이제 혼자서 할 수 있는

놀이 중에 하나가 놰 간다.

실제로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가 지난 10년간 여름철 휴가시즌 예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나홀로 관객’이 2001년 2.7%에서 2010년에는 16.4%로 늘었다. 나홀로

영화를 보는 이가 10년 사이에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왜 이런 변화가 온 것일까.

우선 영화를 주로 보는 젊은이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것도 원인이 될 듯하다.

‘심리학 오디세이’를 쓴 장근영 박사는 “친구랑 영화를 보게 되면 한 사람이 표를

사면 나머지는 저녁을 사는 등 돈이 더 드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비용이 혼자

영화보러 가는 이유가 될법하다. 더구나 취업 한파로 20대 젊은이들이 영화 비용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기도 하다.

비용부담이 혼자서 극장에 가는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영화

감상 후 소감을 다양한 매체나 공간에서 서로 나눌 수 있게 되면서 반드시 누군가와

같이 극장엘 가야할 필요가 줄어든 것이다.

과거에는 친구와 영화보고 난 뒤 감상을 나누는 것이 영화보기의 전형이었다.

혼자서 보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을 공유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혼자

영화를 봐도 내 생각과 감정을 나눌 통로는 여러 곳에 있다. 인터넷상의 영화카페

트위터 미니홈피 등에 무궁무진하다.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은 ‘꿀꿀한 일’이 아니게 됐다. 한국 영화시장은 커졌고

즐길만한 영화도 많아졌다. 영화 보는 일이 ‘특별한 외출’이 아니라 일상처럼 되었다.

영화 보는 것이 더 이상 데이트 하다가 갈 곳이 없을 때라거나 친구들과 딱히 할일이

없을 때 하는 대안이 아닌 것이다. 사람들은 영화 자체의 즐거움에 더 몰입하고 있다.

‘서른살 심리학’의 저자 김혜남 정신분석연구소 소장(정신과 전문의)은 “젊은이들이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 졌다”고 진단했다. 예전에는 남의 시선을 괜히 의식했다면

이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성숙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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