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의 날] 어린이 고혈압환자 날로 늘어만 간다

비만과 짠 음식, 어린이 사이에 ‘침묵의 살인자’접근

우리 나라 사람의 대표적인 성인병 가운데 하나인 고혈압이 점차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게 발병하는 등 위협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어린이 고혈압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직도 대부분 짜게 먹고, 어린이 비만에 주된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5년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한국인 남자의 약 27%, 여자의

21%가 고혈압을 겪고 있다. 60세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 진단을 받는다.

어린이 고혈압 비율에 관한 국내의 본격적인 조사 보고는 아직 없다. 전문의들은

어린이 100명 중 3명 정도가 고혈압을 갖고 있다고 추정한다.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영 교수에 따르면 1984년 서울대병원 입원환자 통계에서 어린이 고혈압은 1.1%의

빈도를 보였다.

2008년 원광대 산본 병원에서 저소득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무려 8.2%까지

늘었다. 어린이 고혈압 비율이 19%에 이른다는 외국의 연구보고도 있다.

고혈압 환자는 그 원인을 집어낼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 약 90%나 된다. 유전적인

영향이나 스트레스, 직업환경, 식생활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짐작할 뿐 뚜렷한 증거는

없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데도 장기간 약을 먹어야 해 몸에도 경제에도 부담을

준다.

어린이 고혈압은 만6세 이전이냐 이후냐에 따라 선천성 고혈압과 2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6세 미만은 대개 신동맥 협착이나 심장 기형 등이 원인이다. 6세 이후의

2차성 고혈압은 비만이 원인인 것과 같은 성인과 다를 바 없는 고혈압이다.

2005년 대한소아과학회와 질병관리본부 만성병 조사팀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남자 아이의 수축기 혈압 평균은 142㎜Hg로 미국보다 11㎜Hg, 일본보다 6㎜Hg

높다.

전문의들은 이렇게 어린이 고혈압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비만어린이의 증가에 혐의를

두고 있다. 한미영 교수는 “우리나라 식단은 짠 음식이 많아 나트륨 함량이 높다”면서

 “아이들이 즐겨 먹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들은 고열량이면서 소금기가

높아 비만과 고혈압 발생에 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성인은 정상 혈압의 기준이 120/80㎜Hg로 정해져 있지만 어린이들은 나이와 성별,

키 등에 따라 정상 혈압의 기준이 달라진다. 따라서 어릴 때 한 번 혈압을 재본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고 성장하면서 수시로 혈압을 재야 한다.

고혈압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심각한

만성 질환으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 청소년기에 혈압을 잘 관리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와 전문의들은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하루 30~60분간의 규칙적인

신체 운동을 해야 한다. TV 시청, 컴퓨터 사용 등 앉아있는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줄인다. TV를 오래 보는 아이들이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스페인 연구결과도

있었다.

식단도 잘 조절해야 한다. 한미영 교수는 “당분이 많은 음료수와 고열량 간식은

줄이고 튀기거나 굽는 것 보다 삶거나 찌는 조리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4~8세 어린이의 경우 하루 소금기는 1.2g에 불과한 것을 잊지 말고 조절해가야

한다는 것.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한국고혈압관리협회는 14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앞 광장에서 고혈압 예방 캠페인을 연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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