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축구, 건강 도박하듯 하는 사람 많다

운동하고-먹고-마시고 패턴, 오히려 건강 해쳐

회사원 김민호(가명,45) 씨는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건강도 챙기고 재미도 있어서

동네 한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조기축구를 하러 간다. 전날 폭음을 했어도 야근을

했어도 김 씨는 ‘건강을 위해서’ 일단 운동장에 나가 뛰면서 땀을 흘린다.

아침 일찍 조기축구 회원들과 모여 공을 차고, 막걸리 한잔으로 땀을 식히고 사우나에

가서  땀을 충분히 뺀 후 집에 돌아와 잠에 든다. 운동으로 하루를 건전하고

알차게 보낸 것 같지만 다음날 아침 온몸이 쿡쿡 쑤시고 뻐근하다. 김 씨는 갑자기

운동해서 그렇겠지 넘긴다.

김 씨의 조기축구 패턴은 ‘운동했다’는 사실 자체에 그냥 자위할 뿐 실제는

전혀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이다. 심지어 조기축구를 할 때마다 자기가 얼마나 운

좋은 사람인지 확인하는 위험한 행동으로 가득하다. 조기축구를 하려면 운동을 운동답게

하려는 준비가 확실해야 한다.

▶축구 시작 전에는

집에서는 꼭 아침을 챙겨 먹어야

아침 일찍 모이는 조기축구의 특성상 사람들은 일어나는 즉시 옷을 챙겨 입고

운동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약속시간 3시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야 맞다. 최소한 1시간 전에는 일어나서 준비해야 한다.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아침 식사를 꼭 해야 한다. 특히 당지수(GI)가 높은 음식을 먹고 나간다.

전 축구국가대표 주치의 김현철 원장(유나이티드 정형외과)은 “뛸 때 필요한

에너지는 글리코겐으로 이는 근육에 15%, 간에 85%가 쓰인다”며 “아침으로 꼭 밥이

아니더라도 꿀물, 설탕물, 오렌지나 파인애플 주스를 마시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장에 나가서는 스트레칭, 준비운동은 필수

운동장에 도착해서는 뛰면서 이마에 땀이 맺히게 한 뒤 스트레칭으로 몸을 더

푼 뒤 본 경기에 들어간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병원 관절재활의학과 이규훈 교수는

“준비운동은 심장이나 근육에 점차 자극을 줌으로써 혈액과 근육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혈류를 빠르게 하며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목 무릎 등 자기 몸 가운데 불편한 곳이 있으면 그 부분을 피해 다른

부분을 이용해 20분정도 땀을 낸다. 나중에는 불편한 부위까지 모두 사용해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하도록 한다.  

▶축구 경기를 할 때는

아마추어 축구인이라도 경기 시작 전에는 발목에 테이프를 감고 올바른 축구화를

선택하도록 한다. 김현철 원장은 “발목은 가볍게 삐어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니까

문제가 있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가볍게 지나치는 동안 관절은 닳고

닳아 10~20년 후 관절염으로 발전해 고통을 안겨주는 수가 많다”고 말했다.

흔히 발목에 테이프를 감으면 발목이 약해지고, 감각이 둔해진다고 말한다. 또

땀이 나면 테이프가 들 떠 불편하다고 말한다. 발목은 힘줄이 지나가는 자리이기

때문에 약해지지 않는다. 약해지는 것은 근육이지 힘줄이 아니다.

처음 발목 테이핑을 하면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그러나 적응기간에만 그럴

뿐이고 2주 정도 지나면 익숙해진다. 테이핑을 않고 축구경기를 하는 것은 외과의사가

손의 감각이 떨어진다고 수술할 때 수술 장갑을 끼지 않고 수술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다.

발목에 붙인 테이프가 계속 잘 붙어있을 수는 없다. 40분정도가 지나면 접착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발목 테이핑을 하면 부상을 확실히 막아주기 때문에 꼭 해야 한다.

발목 테이핑은 발목 굴곡에 맞춰 인대방향으로 감아주면 된다. 초보자는 가까운 재활센터나

운동센터에 가서 방법을 배우면 된다.

준비운동 때는 조깅화, 본 게임을 할 때는 축구화를 신는다. 축구화는 풀이 긴

운동장인지, 비가 왔는지, 잔디없는 맨땅인지, 인조잔디인지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다르다. 비가 온 뒤라면  스터드가 상대적으로 긴 축구화, 인조잔디에서는 스터드가

짧고 끝이 동그랗게 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축구 경기가 끝나면

조기축구 경기가 끝나면 술이 있는 친목도모가 시작된다. 그러나 축구경기가 있기

전날은 물론이고 운동을 한 당일 술은 금물이다. 또 사우나에서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도 안된다.

운동 후에는 준비운동과 마찬가지로 마무리 운동을 함으로써 심박수와 혈액순환

속도를 서서히 낮아지도록 한다. 마무리 운동 단계에서 근육이 쉬어버리면 젖산이

분해되지 않아 근육 사이사이 젖산이 끼어 뻣뻣해진다.

운동 후 다음날 몸이 피곤한 것은 마무리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이규훈 교수는 “마무리 운동을 하지 않으면 혈액순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어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마무리 운동 후에는 샌드위치 같은 기름기가 많지 않은 거친 탄수화물로 식사를

해야 근육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사우나에서는 온탕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담그는 것은 괜찮으나 차가운 물로 직행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김현철 원장은 “마무리

운동 후 따뜻한 물에 들어가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 후 집에서 휴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