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말기환자 40% 말기사실 몰라”

말기암 상황 직접 들어야 삶의 질 더 좋아져

우리나라에서는 말기암환자 10명 가운데 4명이 자신이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10명중 3명꼴로 ‘상태가 악화돼 추측으로’ 또는 ‘우연히 알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은 서울아산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11개 대학병원의 18세 이상 말기암환자 481명과 가족 381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 ‘임상종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 3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말기암은 여러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돼 수개월 내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조사 결과 말기암 환자의 58%, 가족 83.4%가 환자의 암상태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환자의 56.2%는 의사로부터 말기암 사실을 직접 들었으며, 10.7%는

가족에게 들어서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돼 추측으로, 또는 우연히

알게 된 경우도 28.5%였다.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환자와 가족 모두 참담함, 우울과 슬픔, 좌절감을

느꼈으며 환자의 78.6%, 가족의 69.6%는 환자가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상태가 악화돼 짐작해서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보다 의사나 가족에게 미리

직접 들은 경우 신체적, 정서적 기능과 전반적인 삶의 질이 더 좋았다. 피로나 통증,

식욕부진 등의 증상도 더 적었다.

윤영호 박사는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감춰도 결국은 환자 자신이 알게 된다”며

“상태가 악화돼 짐작으로 알게 되는 것보다 의료진이나 가족으로부터 직접 들었을

때 삶의 질이 더 나아진다는 점은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에게 부담주지 않으면서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환자가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연명치료중단과

같은 결정에 환자가 참여하려면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관행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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