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두 곳 의약품입찰 전면 무산

서울대-영남대병원 100% 유찰… “저가구매인센티브 때문”

올 10월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최근 서울대병원과 영남대병원에서

실시한 의약품 공개입찰에서 전 품목의 입찰이 무산되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의약품 공개입찰 과정에서 전품목이 유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파장은

조만간 의약품 입찰을 앞둔 충남대병원 등 다른 국공립대 병원에까지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남대병원은 지난 9일 의약품 1,972종에 대해 ‘진료용 의약품 총액 단가계약’

입찰을 실시했지만 전 품목이 유찰됐다. 서울대병원도 지난 8일 2,514종류 의약품

공개입찰 결과 모든 품목이 유찰된 바 있다.

단가계약 대상인 도매업체들이 병원 측이 제시한 가격에는 의약품을 공급할 수

없다고 거부한 것이다. 두 병원 모두 조만간 2차 입찰을 진행할 것이지만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의 근본적인 손질이나 계약기간을 수정하지 않고는 또 유찰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그동안 제약사는 서울대병원을 비롯, 약품비 절감을 위해 공개경쟁입찰이 의무화된

국공립병원에는 의약품을 좀 더 싼 값에 공급해 왔다. 정부도 국공립병원에서 저가에

낙찰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정부의 물자조달로 간주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해당

약의 보험약값을  깎지는 않아 왔다.

복지부에서 시행할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는 국공립병원을 포함한 모든 병원이

제약사나 도매상으로부터 약을 싸게 사면 할인가격의 70%를 인센티브로 받게 된다.

반면 제약사는 1년 뒤 해당약품의 보험약값을 최대 10%까지 깎이게 된다.

이번 두 국립대 병원의 의약품 공개입찰은 올해 5월부터 내년 4월까지 의약품

공급을 위한 것이어서 이번 입찰에 응한 뒤 올 10월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돼버리면

제약사로서는 손해폭이 커지게 된다.

의약품 입찰대행업체인 이지메디컴 관계자는 “지금 국내외 제약사 대부분이 병원에

의약품을 보험 상한가 이하로는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1년 단위 계약이라

일단 제도 시행 전인 9월 말까지는 괜찮다 해도 그 이후에 대해서는 걱정스런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 관계자는 “도매상들이 예전처럼 입찰가격을 낮게 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공립병원 환자들의 약값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aemi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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