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약 막느라 약포장법 거듭 진화

발기부전-조루치료제 홀로그램 꾸준히 변화

가짜 약, 이른바 ‘짝퉁약’을 막기 위해 제약회사들이 약 포장용기에 꾸준히

변화를 주고 있다. 포장 방법 진화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발기부전 치료제에서 집중적으로

시도돼 왔다.

발기부전치료제는 가격이 비싼데다 전문의약품이라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구할

수 없어 짝퉁약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가 많다.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2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엄청난 규모다. 2006년과 2008년에는 중국산 가짜 고혈압 치료제가

시중에 나돌기도  했지만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비하면 그 규모가 훨씬

작았다.

발기부전치료제의 짝퉁과 정품을 구별할 수 있는 포장 차이는 지금까지 주로 홀로그램

형식에서 나왔다.

한국 화이자는 비아그라 출시 후 지금까지 네 번 약 포장용기에 변화를 줬다.

이 중 두 번은 홀로그램 제작 및 강화, 두 번은 포장 단위 변화였다. 홀로그램은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SK 케미컬의 엠빅스, 바이엘 쉐링의

레비트라, 릴리의 시알리스 등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 대부분도 홀로그램으로 짝퉁약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엠빅스는 발기력을 상징하는 대포 이미지 주변을 금색 홀로그램으로

감쌌으며 시알리스는 상자 앞면과 약품을 감싼 블리스터에 새겨진 회사명 마크를

홀로그램으로 처리했다. 레비트라의 홀로그램은 조금 다르다. 상자 앞면에 인쇄된

상품명이 빛의 반사각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진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싼 약값도 짝퉁 부추겨

조루 치료제인 프릴리지는 발기부전 치료제처럼 위조를 막기 위해 홀로그램 대신

다른 포장법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 프릴리지를 판매하는 한국 얀센의 김준석

대리는 “많은 제약회사에서 홀로그램을 위조 방지 기술로 채택하고 있지만 홀로그램

자체를 카피해낼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며 “프릴리지에는 봉합용 씰 포장 기술을

도입, 상자 재활용이나 위조가 더 힘들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포장 기술 변화에 소요되는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돼 약값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한국 화이자의 홍성은 주임은 “정교한

홀로그램 문양은 직접 제작하고 붙이는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짝퉁약 제조업자들이 적은 돈으로는 쉽게 따라하기 힘든 기술이므로 위조

방지에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패키지

홀로그램이 바뀔 때마다 중국에서 금방금방 모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정교한 포장 기술을 자꾸 도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포장용기의 변신 자체가 현실적으로 위조 약을 방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레비트라를 판매하는 바이엘 쉐링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가짜약은

포장된 상태가 아닌 낱알로 봉투에 넣어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홀로그램

같은 장치가 가짜약이 시중에서 구입, 판매되는 상황을 전면적으로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알 당 만원이 넘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금전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짝퉁약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만은 않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단위별로 블리스터 포장이 돼 있지 않고 병에 들었다면 100% 가짜로

보면 되지만 이를 무턱대고 사는 사람이 많다.

짝퉁 피해 줄이려면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허용해야

짝퉁약은 정품을 제조하는 회사에 적잖은 손해를 끼친다. 차라리 약값을 내려

소비자가 짝퉁을 찾는 대산 정품을 찾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때다.

짝퉁약을 먹고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소비자다. 최근 대한남성과학회가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을 분석한 결과 납, 수은 등 인체에 누적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다.

짝퉁약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발기부전 치료제 등 일부 전문의약품의

광고를 허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처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은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대중광고가

금지돼 있다. 소비자들이 정품에 새겨져있는 위조 방지 장치에 대한 정보나 짝퉁약의

부작용 등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봉쇄돼 있는 것이다.

대한남성과학회 민권식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가

5종류나 판매되는 나라로 뜨거운 관심만큼 가짜약의 불법 유통 역시 심각한 상태”라며

“불법 유통되고 있는 가짜약을 추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aemi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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