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협 “盧 모방자살 우려” 호소문

“주위 사람에게 각별히 관심을” 당부

한국자살예방협회는 30일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한 호소문’을 내고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이미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각별히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협회는 호소문에서 “가까운 사람들의 애도와 아픔의 감정이 분노와 자해의 감정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평소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생각해

왔던 주변 사람들이 ‘저렇게 높은 사람도 죽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라는

감상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하고 애정 어린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노 대통령이 남긴 ‘미안해 하지마라.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는

말을 새기고 갈등과 분열대신 자성과 용서, 화해로 서로를 아우르는 상호존중의 성숙한

사회로 발전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홍강의 협회장(서울의대 명예교수)은 “자살을 줄이려면 자살의 원인을 더 이상

개인 문제라고 방치하지 말고 사회 문제로 인식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모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자살 도미노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오전 대전에서 한 여성은 11층 높이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이 집에서 투신한 시각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전 봉하마을 사저를 나간

시점과 거의 일치했다. 특히 이 여성은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한

뒤 주변에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가족과 측근들이 다 행복해지는 거 아니냐,

나도 저렇게 하면 나머지 가족들도 편할 텐데”라는 말을 수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후에는 인천에서 한 여대생이 휴대전화에 “나 노통 따라갈래. 잘 지내.

지금까지 미안했어”라는 문자를 남겨놓은 채 목을 매 자살했다.

이에 앞서 23일 광주 서구의 김모씨(34)가 컴퓨터에 유서를 쓰고 자살했다. 전남

광양시의 신모씨(55)는 112 신고전화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해 가슴이 아프다.

죽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으며 경찰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 신호를

추적, 자살을 시도하던 신 씨를 구조하기도 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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