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사회동요-모방자살 우려”

“절망감 확산 막으려면 자살원인 밝혀져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엄청난 사회적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에 의한 사회적 동요와 추종 자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는 자신이 추종하거나 평소 존경하던 사람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독일의 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나온 18세기 말 유럽에서 베르테르를 흉내 낸 모방자살이

급증한 데서 나온 말이다.

스타 등 상징성이 큰 공인이 자살하면 일반인들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실제로

유명 스타가 자살하면 정신과에는 “그런 스타도 자살하는데, 나는 왜 살아야 하나요?”라며

상담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스타의 자살이 알려진 다음에 자살율이 높아지는 현상

등이 이미 관찰된 바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정신과 백종우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직전

대통령도 자살했는데…’라는 생각으로 모방 자살이 크게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모방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노 전 대통령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자살했는지,

또 우울증 증상은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부터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80~90%는 자살 시도 전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자살의 어떤 징후가 없었는지, 우울증 증상은 있었는지

등을 심리학적 부검을 통해 검토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등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과 절망감으로 우울증

증세가 일어났고 이에 따라 자살을 결행했다면, 의료 전문가들이 정확한 원인을 밝힌

뒤 ‘우울증 증세가 나타났을 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추종 자살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과 박용천 교수도 “존경하거나 추종하는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동일시를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일은 큰 국민적 불행이며 한동안 나라 전체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자살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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