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췌장암 위험 높여

기존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야 더 안전

국내에서도 널리 처방되고 있는 당뇨병 약 시타글립틴을 장기 복용하면 췌장염이나 췌장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타글립틴은 2007년부터 한국MSD에 의해 ‘자누비아’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이라는 소장 호르몬의 활동을 증진시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는 약.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피터 버틀러 박사 팀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분비와 췌장 질환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쥐 40마리를 대상으로 시타글립틴과 메트폴민을 먹인 뒤 12주간 경과를 관찰했다. 메트폴민은 1950년대에 개발된 당뇨병 약으로 항암 효과도 지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에 사용되는 쥐에는 사람의 췌장 섬세포 당단백질(Human IAPP) 유전자를 주사해 형질 변화를 일으키도록 했다.  

연구진은 쥐가 시타글립틴을 단독으로 먹었을 때와 시타클립틴을 메트폴민과 함께 먹었을 때 췌장의 랑게르한스섬 베타 세포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관찰했다. 랑게르한스 섬은 췌장에 위치한 세포가 모여서 섬처럼 보이는 내분비 조직으로 글루카곤,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여 체내의 혈당을 조절한다. 그 중에서도 베타 세포는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위한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베타세포로 인한 인슐린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다. 실험에 사용된 쥐의 랑게르한스 섬과 신진대사 상태는 당뇨병에 걸린 환자와 비슷했다.

그 결과 두 약을 함께 썼을 경우 랑게르한스 섬의 베타 세포의 자극 반응성과 기능은 이 전보다 증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타글립틴 만을 먹은 쥐들은 췌관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세포를 생산해내는 것으로 관찰됐다. 두 마리의 쥐에서 각각 췌관 변질, 췌장염이 발생했다.

버틀러 박사는 “ 관련 연구가 진행되기 전 까지는 시타글립틴과 같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의 활동을 증진시키는 약은 메트폴민과 함께 먹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당뇨병(Diabetes)’ 온라인판에 29일 게재됐고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온라인 과학 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1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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