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머리가 ‘지끈지끈’

피부무해통증...조기치료 않으면 편두통 악화

편두통으로 자주 머리가 아픈 사람 중 60% 이상은 피부가 매우 예민해져 머리,

목 뒤, 얼굴 주위를 손으로 살짝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유발돼 민감하게 아픔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티 앨버트 아인슈타인대 의과대학 마셀로 비갈 박사팀은 두통 환자

1만6573명을 대상으로 피부 이질통증(cutaneous allodynia)을 얼마나 앓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만성편두통 환자의 68%, 급성편두통 환자의 63%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등 두통 환자 중 편두통 환자에게서 피부 이질통증이 가장 많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미국 ‘신경학저널(journal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대한두통학회 이광수 회장(강남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피부 이질통증(피부

무해자극통증)은

정상 상태에서는 통증을 유발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약한 자극에 의해 피부에서

유발되는 통증을 말한다. 그는 “피부 무해자극통증은 편두통 환자에게서 구토, 욱신거리는

증상과 함께 자주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라며 “편두통이 있을 때 피부가 매우

예민해져서 살짝만 스쳐도 통증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학 웹진 헬스데이, 사이언스 데일리 등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조사대상자들에게 △머리가 어떻게 아픈지 △얼마나 자주 아픈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정도인지 △우울증을 겪고 있는지 △두통을 유발하는 다른 질병이 있는지 등을

질문했다. 이후 이들에게 피부 무해자극통증 증상 체크리스트를 완성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두통환자 중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1만1737명, 편두통으로 의심되는 두통 환자는

1491명, 나머지 3345명은 긴장성 두통과 같은 다른 유형의 두통을 앓고 있었다.

편두통 환자를 자세히 보면 만성편두통 환자 중 68%, 급성 편두통 환자 중 63%에서 피부 무해자극통증이 발견됐다.

편두통이 의심되는 사람 중 42%, 다른 유형의 두통을 지닌 사람 중에서는 37%가 피부

무해자극통증을 가지고 있었다. 피부 무해자극통증은 편두통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여성 편두통 환자에게서 피부 무해자극통증이 잘 나타는데,

젊고 비만으로 체질량지수가 높으며 무기력감이나 우울증을 갖고 있는 여성일수록

피부 무해자극통증 정도가 심했다.

피부 무해자극통증 조기 치료해야

비갈 박사는 “피부 무해자극통증은 편두통을 악화시키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며

“피부 무해자극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편두통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대학의학센터 신경학 조교수인 케이스 실러 박사는 “두통 치료제를 바로

복용하지 않고 치료를 늦추면 피부 무해자극통증을 낫게 하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워진다”며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가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등 다른

타입의 두통을 확실히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수 회장은 “보통 편두통과 두통을 혼동하지만 전혀 다르다”며 “편두통은

어떤 비슷한 성질의 두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질환’을 의미하고 두통은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술을 먹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잠을 못자는 등의  원인이 있어 머리가 아픈 것은 두통이라는

것이다.

피부 무해자극통증은 두통에서보다 편두통에서 나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편두통이 있을

때 머리, 목 뒤, 얼굴 주위에 손만 대도 아프다.  

그는 “국내에서도 편두통 환자들이 피부 무해자극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흔하다”며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편두통에 의한 것인지 모르고 있다가 증상이 악화되고

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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