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자궁암 발병률 높인다

일상적 스트레스가 면역력 더 악화시켜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일수록 자궁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필라델피아 폭스 체이스 암센터 캐롤린 팡 박사팀은 여성의 스트레스 지수와

자궁암 발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스트레스가 자궁암을 일으키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 Virus) 16형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자궁암 발병률을 높였다고 ‘행동의학지(Annals

of Behavioral Medicine)’ 2월호에 발표했다.

HPV는 자궁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100여 종류가 있다. 외국은 HPV 16형과 18형으로

인한 자궁암 발병률이 50~60%인 반면 우리나라는 HPV 16형과 58형으로 인한 자궁암

발병률이 60~70%를 차지한다.

박사팀은 6개월 동안 자궁암 전암단계(0기암)인 여성 78명과 일반여성 2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지수와 HPV 16형의 면역계 반응을 비교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는 “전암단계는 현재로써는

암이 아니지만 방치했을 때 암이 될 확률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박사팀은 연구 대상자가 가족의 죽음, 실직, 이혼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에서

느끼는 사소한 문제 등을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일상적인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여성 대부분은 자궁 안에 혹(근종)이

생겼으며, 이들 중 55%에게서 자궁암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팡 박사는 “이혼이나 사별처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경우보다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HPV면역력 약화에 더 밀접하게 작용했다”며 “초보적인 연구이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김병기 교수는 “암의 경과가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스트레스가 자궁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내용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검증된 역학조사에 의하면 성 활동이 활발했을 때 HPV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HPV면역력은 개인의 면역 자정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암들의 전암단계 기간은 짧지만, 자궁암은 10년 이상이기 때문에

검진만 제대로 하면 발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25세 이상 혹은 성관계를

갖기 시작한 이후에는 1년에 한번씩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15~26세 여성의 경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허가한 HPV백신주사를

3차례 맞아두면 최소 5년 동안 자궁암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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