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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지성-퍼거슨-맨유 삼국지1

축구비평가들은 오로지 기술과 전술비교에 골몰한다. 축구가 피와 살 그리고 감정으로 버무려진 ‘인간의 경기’라는 사실을 무시한다. 축구경기는 전술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승리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축구를 해서 이기는 것이다. 최고의 팀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팀이다. 하나의 영혼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 ‘팀 정신의 팀’이다. -알렉스…

온몸 날솟는 '맨발걷기'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펄과 물 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갔다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종자물을 아끼는 지혜

문명의 혜택이 많지 않았던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데다가 유난히 사람 좋아하고 털털한 나를 빗대어 남편은 학구적인 자신을 만나 유학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 십중 팔구 강원도 산기슭에서 더덕 캐는 아낙네가 되어 있을 거라고 놀리곤 한다. 하지만 그런 놀림으로 약을 좀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남편의 기대는 번번이 나의…

중년 여성의 허리 굽는 병

40, 50대는 아직 허리가 굽을 나이가 아닌데도 활동력이 왕성한 중년의 나이에 허리가 굽어 고생하는 분들이 있다. ‘요부 변성 후만증’이란 병 때문이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병이지만 우리나라 시골 어디에 가든 이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여성이며,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것이 보편화된 동양권에서만…

IT시대에 만난 ‘소통 부재’

대학생 신분으로 1980년대를 지나온 이들에게 참 선명한 기억이 있습니다. 자욱한 최루가스와 살벌한 화염병이 뒤섞인 캠퍼스입니다. 교문을 사이에 두고 나가려는 쪽과 막는 쪽이 부딪쳐 만드는 긴장은 무시무시한 공포를 만들곤 했습니다. 간혹 캠퍼스를 벗어나 시내 거리에서 부딪치기도 합니다. 긴장이 사뭇 더했지요. 시민들은…

위험한 정사

“아름답지만 성질 사나운, 그래서 그 표독함이 언젠가는 나를 해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하게 되어버렸어…, 늘상 하는 이별 연습도 별 소용없고….”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 네가 사랑하는 것은 너 스스로 만들어내는 분위기일 뿐이야. 그 뿌연 연기 속을 들여다보면 늙은 마녀같이 앙칼지고 냄새 나는 그것이 네…

건강검진 MRI검사 ‘아는 게 병’

“50대 중반의 대기업 중역인 L이사는 매년 회사 지정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는다. 올해부터는 MRI 검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평소에 종종 요통을 느끼던 L이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허리 MRI 검사를 받았다. 검진이 다 끝난 후 검진결과를 설명하는 의사는 다른 검사는 별 이상이 없는데 MRI 검사에서 허리디스크가 발견됐다면서 전문의를…

'나무박사, 나무시인' 고규홍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우리도 그렇게살 일이다.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우리도 그렇게살 일이다.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우리도 그렇게살 일이다.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우리도 그렇게클 일이다.대지에…

광우병에 뿔난 아이들에게

하하, 기발한 생각이구나. 사탕을 먹어도 화장품을 발라도 광우병에 걸린다니, 미국에서 먹지 않는 소를 하수처리하기 위해 한국을 택했다니…. 인류가 광우병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밤 창가에 비친 누군가의 실루엣 정도이니까,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생각의 문이 조금만 열려 있어도 이 생각들이 얼마나 엉뚱한 생각인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눈만 뜨면 홍수처럼 밀려오는 각종 건강정보와 광고 속에서 옥석을 가려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명한 국제학술지에 실리는 논문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커피가 심장과 혈압에 좋지 않다”라는 논문이 발표된 지가 불과 몇 해 전이었는데 최근에는 커피가 당뇨에 좋다, 또는 치매에 좋다느니 하는 반대 논문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반되는…

광우병보다 무서운 흡연

광우병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불씨가 꺼지기는커녕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이런 가운데 일본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산위원회 정부 대표인 아리지 마사히코(有路昌彦) 박사가 최근 미국의 한 세미나에서 “광우병 쇠고기에 사람이 감염돼 사망할 확률이 담배를 피우다 죽을 가능성의 434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는 외신이 들어왔다.…

인디아나 존스의 상품화 열풍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활용한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이 2008년 상반기 온라인 경매 시장 ebay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금세기 최고의 흥행작인 <인디아나 존스>는 시리즈 4부작이 5월 22일 전후 전 세계에서 동시 공개된다. ‘머천다이징’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상품에 대한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과학적인…

광우병과 소셜 미디어

광우병 파동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이미 인간 광우병 환자가 발생했느니, 미국에서 먹지 않는 고기를 한국에서 하수 처리한다느니, 소 성분이 들어있는 젤라틴으로 만든 약이나 과자를 먹어도 광우병에 걸린다느니 온갖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정상적인 논의가 통하지 않는 ‘비이성적 사회(Insane Society)’의 모습이…

섣부른 신약제 처방의 위험

요즘 머리를 좋게 하는 탕제, 키를 크게 하는 신물질, 시험을 잘 보게 해주는 약제, 정력을 강하게 해 주는 환약 등을 개발했다는 병의원, 한의원의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본다. 하지만 이런 약제들이 철저한 시험과 검증과정을 거친 것인지 궁금해진다. 인체에 사용되는 약제를 개발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수년 내지 수십 년의 시간을 요하는…

가족 사랑의 조건 ‘내 건강 챙기기’

얼마 전 친구 몇이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푼 적이 있었다. 그 중 한 친구가 최근 남편을 잃었다고 했다. 유난히 웃는 모습이 보기 좋고, 사람 좋았던 친구 남편을 기억하던 우리 모두는 몹시 가슴 아파하며, 살고 늙고 죽는 것에 대해서 밤새 이야기했다.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방에서 올망졸망 무릎을 맞대고 앉아서 속을 잘 아는 옛 친구들이…

봄이 무르익고 성도 무르익다

봄볕과 봄비가 갈마들며 봄이 무르익고 있다. 그야말로 만춘(晩春)이다. 옛날에는 ‘봄’ 하면 시골처녀 봄바람 나는 봄이었다. ‘봄처녀 제 오시네’ 하는 노래도 있을 정도로 봄은 여성의 계절이었다. 봄처녀는 ‘뱀눈나비과’ 나비의 이름이기도 하다. 정작 초여름인 6~7월에 나타나는데 ‘도시처녀’라는 나비와 닮았다. 한방에서는 봄이 풍목(風木)의 계절이고…

수술 성공률 높이려면

얼마 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열린 ‘측만증 연구학회’에 다녀 왔다. 이 학회는 척추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이다. 4일간의 학회 행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은 ‘올해의 기념강연’이다. 매년 세계적인 대가 가운데 한 사람을 선정하여 강연을 듣는데, 선정된 분은 자신의 성장 과정, 업적, 인생 철학 등을 담담하게…

내 정보 유출, 계속됩니다

이홍섭 박사는 지난해까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을 지냈습니다. 원장으로 일할 때 사용하던 명함이 참 독특했습니다. 명함 뒷면에 자극적인 색깔과 도드라진 디자인으로 표어 내음 물씬 풍기는 문구를 새겨놓았지요. '지금 자신의 개인정보는 안전합니까? 개인정보는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소중히 합시다!' 등입니다. 쭉 읽어 내려가다 보면 캠페인용…

하늘 길을 걷는 사람, 김남희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별과 달과 해와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 것도 못 본 체손 저어 대답하면서,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별과 달과 해와모래만 보고 살다가,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무슨 재미로 세상을…

100세 건강시대를 준비하는 지혜

'칠십 고희'라는 옛말이 정말 옛날 이야기가 된 지 오래. 이제는 평균수명이 칠십 중반을 훌쩍 넘어서 주변에서 팔십 혹은 구십을 넘긴 어르신을 보는 일이 아주 흔한 일이고 보면, 지금의 사오십대가 노년을 맞이할 때 쯤이면 백세를 사는 일이 별로 희귀한 일이 아닐 게 분명하다. 점점 좋아지는 의료기술, 영양, 전염병 예방 등으로 수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