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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아줄기세포, 생명인가 단순히 세포인가

최근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연구에 대해 미국 정부의 연구기금을 한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판결을 내놓았다. 전부터 연구기금을 지원받으며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던 연구자들은 연구를 계속할 수 있고 수천 개의 일자리가 살게 됐다며 이 판결을 크게 반겼다. 이에 때맞춰 미국 생명공학회사 제론이 조지아…

제약사의 황당한 사과

한미약품 임선민 사장이 전국의사총연합회(이하 전의총)라는 의사단체를 방문해 지난해 말 정부에 “약 거래에 따른 리베이트를 주는 곳과 받는 곳을 함께 처벌하는 쌍벌죄를 실시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자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는 업계 상위의 회사 사장이 직접 전의총을 찾아가 무릎을 꿇다시피 한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는…

쌓이는 독소 못 쓸어내면 다이어트 하나마나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아서’ 살이 찐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잠을 3시간 자면 졸린다” 라든가 “끼니를 거르면 배 고프다”는 말이나 같습니다. 비만진료를 20여 년간 하면서 다양한 환자들을 경험하고 실전을 통해 무조건 적게 먹고 운동하도록 한다 해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화장실에서 살지만 시원치 않은 여자, 왜?

이번 추석 연휴는 명절을 끼고 앞뒤로 징검다리 휴일까지 얹어서 꽤 길었다. 많은 사람들이 요긴하게 시간을 활용했으리라. 나 또한 여름휴가를 걸렀기에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내길 기대하며 연휴만 손꼽아 기다렸었다. 연휴는 달콤했다. 나도 쉬었지만 우리 병원 직원들도 대부분 고향이 지방이어서 원장과 직원 모두 마음먹고 쉬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여론에 기대는 과학자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는 9월30일 자신이 개발한 수술법인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 수술법(CARVAR, 카바)’ 수술에 심각한 결함이 있으므로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의 보고서에 대한 자기 입장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28일 의학전문지 데일리메디 보도에 따르면 송명근 교수는…

‘그녀’가 국적불명의 단어라는 것 아시나요?

She is beautiful.=그(녀)는 아름답다. He is nice.=그는 멋지다. ‘그’와 ‘그녀’라는 3인칭 대명사는 영어 번역문이나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보통 ‘그’는 남자를 가리킬 때 주로 쓰이지만 남녀 구별 없이 쓰이는 대명사다. 반면 ‘그녀’는 여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한정돼 있다. ‘그녀’를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아는…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 엿보기(1)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해 궁금해 하고 한편으론 의문도 갖고 있다. 어찌보면 최고의 질을 자랑하는 의료서비스 선진국의 모습이고, 올 6월말 기준 5000만명(인구의 약 23%)이 무보험자인 공공의료 후진국의 모습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미국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이 시장 안에 있는 몇 가지를…

웰빙과 웰다잉 사이

“지난 16개월보다 어제 오늘 이틀이 저희 가족에게는 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후 존엄사 할머니 가족은 눈물을 흘리며 제 손을 잡았습니다. 할머니는 2008. 2. 18. 아침 세브란스병원에서 폐조직 검사를 받던 중 폐혈관이 터져 심장이 멈추고 뇌기능 대부분을 잃어 인공호흡기를 낀 채 연명하고…

어른들의 유아어 사용, 귀엽습니까?

# 1 “선생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요” “내가 가르쳐준 방법이 괜찮았지?” “네, 해보니까 좋더라구요” # 2 “자기야, 은영이 생일선물 뭐 줄꺼야?” “음....뭐 받구 싶어?” “가방도 갖고 싶구, 화장품도 갖고 싶구,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위의 대화를 읽어도 어디가 잘못돼 있는지 얼른 말하기 쉽지않다. 더구나 말을…

의사 선생님, 정말 충분히 설명해 주세요

작년 우리 사회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하여 ‘존엄사’에 관하여 많은 논의를 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2008년 2월 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가 출혈 때문에 식물인간 상태가 된 김 할머니(당시 76세)씨의 자녀들이 “평소 어머니는 존엄스런 죽음을 원했다”면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해 달라”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영웅의사 Vs 과학준칙

10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 앞 영존빌딩 12층 회의실.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카바(CARVAR,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 수술’의 치명적 문제점을 지적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 보건연)의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교수는 인제대 서울백병원 흉부외과 김용인…

비만 전문 의사 ‘올챙이배’ 탈출 사연

2010년 8월 1일, ‘또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했습니다. 저는 살이 잘 찌는 체질입니다. 어머니께서 상체가 상대적으로 크고 배가 나온 복부비만 체형인데다 남동생 여동생 모두 밥을 조금만 더 먹어도 배에 살이 쉽게 붙는 걸 보면 유전적으로 남들보다 살이 잘 붙는 체질인건 분명해 보입니다. 건강체중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소리가 비슷해...헷갈리긴 헷갈리네

“OOO 교수님이 가리키는 수업 들어봤니?” “아니, 이번엔 수강신청을 못했어. 교수님한테 한번 들려볼까?” 앞서의 대화에는 잘못된 낱말이 계속 나온다. 글로 쓰면 잘못이 금세 티나지만 말을 할 때는 생각지 못하고 빈번하게 잘못 쓴다. 대화를 바로잡는다면 “OOO 교수님이 가르치는 수업 들어봤어?”/ “아니, 이번엔 수강신청을 못했어. 교수님한테…

트위터로 소통하는 원장님

“병원 후원인의 밤에 상영할 동영상에 저도 한복입고 나갔습니다. 이렇게 사진 찍고 동영상 촬영하니 연예인이 된 기분이네요” “원장님 한복 차암 잘 어울리세요.^^ 말씀도 너무 잘하셔서 '정해진 대사가 아니라 정말 진심이시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멋지세요~”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원장(55)은 트위터 타임라인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하루를…

뜻 비슷하고, 발음 비슷하고 “헷갈리네~”

‘틀린 그림 찾기’는 오락실 한 켠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이다. 두 장의 그림을 놓고 다른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게임 규칙이다. 이미 ‘틀린 그림 찾기’라는 명칭이  자리를 잡았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그림 속 다른 부분을 찾아낸다는 의미의 ‘다른 그림 찾기’가 맞는 표현이다. “이 일 언제까지 끝낼 수 있을까?” “빨라야 다음주…

“약사 맞으세요?”

감기 처방약을 받기 위해 약국에 간 송파구 오금동의 한 환자는 가운 아닌 평상복을 입은 약사가 약을 조제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무자격 약사들의 약조제를 고발한 TV프로그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약사회는 이런 경우 “약사 맞습니까”라고 물으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몸이 아픈 환자가 약사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약사 자격증이…

미국의 전자차트 시장에 끼어들기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이 통과된 2010년 3월 이후 미국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큰 변화는 헬스케어 IT에서 불어 오고 있다. 미국 병원 또는 의원에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은 엄청난 의료비용에 한번 놀라고, 낙후된 병원의 정보 운영에 한번 더 놀란다. 한 방 가득히 쌓인 종이 차트들과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여성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세상의 절반은 여성입니다,” “여성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여성을 위한 구호와 문구가 참 많이 있다. 여성을 위한 건강강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큰 언론사나 대학병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료강좌를 개설하고 있고, 나름 유명한 스타의사들은 강사 요청을 고사하느라고 바쁠 지경이다. 의학이 발달하여…

“저희 나라 국민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금의환향한 국가대표 선수가 기자회견장에서 “무엇보다 저희나라 국민 여러분의 응원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사장님과 회사 내부인만 참석한 아침 회의에서 “저희 회사의 이번 3분기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2배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쓰인 ‘저희’의 사전적 의미는 ‘우리’의 낮춤말이다. 그렇다면…

‘친해지길 바래’? ‘친해지길 바라’가 맞아요!

“나는 네가 정말 잘되길 바래.” “고마워. 이번에는 정말 잘될 것 같애.” 입사시험 후 결과를 기다리는 두 여성이 나누는 말이다. 두 여성 모두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쓰고 있다. ‘바래’는 ‘바라다’의 잘못된 활용법으로 ‘바라’가, ‘같애’는 ‘같다’의 잘못된 활용법으로 ‘같아’가 올바른 말이다. 이러한 잘못된 변형은 노랫말에서도 많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