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분수 물놀이, 안전하게 하려면

설사 땐 금물, 물 마시지 않도록 주의줘야

바닥분수는 아이들의 물놀이 공간이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이 정점으로 치달으며 곳곳의 분수대도 풀가동 상태에 들어갔다. 최근 공원과 아파트 단지 등에 설치하는 분수대는 바닥에 설치한 노즐에서 물줄기가 솟는 바닥분수가 많은데 아이들의 물놀이 공간이기도 하다.

물이 깊게 고이지 않는 바닥분수는 익사 등 안전사고 위험이 없어 특히 유아동과 그 부모에게 인기가 많다. 문제는 위생.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바닥분수에서 물놀이할 때 주의할 점을 짚었다.

바닥분수는 쏘아 올린 물을 모아 다시 뿜는 순환과정을 통해 운영된다. 환경부는 보름에 한 번 수질 검사를 하고, 물을 저장하는 저류조는 주 1회 이상 청소해야 한다는 등의 지침을 두었지만 완벽한 소독은 쉽지 않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아직 기저귀를 차는 유아동이다. 세찬 물줄기에 분변과 미생물이 씻겨 나올 수 있다. 그 물이 다시 분수로 쏘아 올려지는 과정에서 비말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진다. 분수의 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병원균이 있다면 전염될 수 있다. 기저귀를 차지 않는 어린이도 바닥분수에서 놀 때는 수영장과 달리 깨끗하게 샤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05년 미국 업스테이트 뉴욕의 수경시설에서 물놀이했던 수천 명이 배앓이를 한 적이 있다. 2년 전 텍사스의 분수대에서 놀던 6세 아동이 뇌수막염에 걸려 숨졌으며, 지난해엔 텍사스의 다른 물놀이장에서 3세 아동이 같은 병으로 숨졌다. 둘 다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이었다. 이 균은 미지근한 물에서 번식하며 뇌 조직을 파괴한다. 치사율이 97%에 이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이가 설사할 때는 분수대에서 놀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호자는 아이가 물놀이 중 대소변을 보지 않도록 화장실에 자주 데려가야 하고, 기저귀 역시 평소보다 자주 검사하여 분변이 물에 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아이가 흥분하여 분수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물세례를 맞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를 중간중간 자제시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서로를 위한 에티켓을 지킬 때 결국 자신의 건강도 보살피고, 여름날의 추억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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