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부츠 패션에 갇힌 발의 고뇌…고약한 발 냄새 ‘어쩌나’

[박효순의 건강직설]

부츠 패션이 맵시를 뽐내는 동안 무더운 날씨에 부츠 안에 갇힌 발은 고뇌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월부터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무더위가 반복되는 가운데 여성들 사이에 짧은 하의와 롱부츠 패션이 유행이다.

원래 긴 가죽 부츠가 겨울 패션이라 그런지 더 눈길을 끄는 것 같다. 그러나 부츠 패션이 맵시를 뽐내는 동안 무더운 날씨에 부츠 안에 갇힌 발은 고뇌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슬슬 열이 오르며 시나브로 고약한 발 냄새를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깊은 신발 속에 숨어 있는 발 냄새는 액취증과 입 냄새(구취)와 자신은 물론 더불어 주위 사람들까지 심하게 괴롭히는,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괴로운 당신’을 만드는 3종 세트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신발을 신고 있으면 대개 발에 땀이 나기 마련이다. 부츠 속에 갇힌 발은 더 그럴 가능성이 높다. 발가락 사이에 축축하게 땀이 차면 바깥쪽 각질층이 불어난다. 여기에 박테리아(세균)가 땀에 불어 말랑말랑해진 각질을 분해하면서 만들어 내는 악취 화학물질(이소 발레릭산)이 발 냄새의 주범이다. 곰팡이(진균) 감염으로 인한 무좀이 있으면 세균감염과 합쳐져 발 냄새가 더 심각해진다.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하는 곰팡이 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차는 발을 좋아한다. 피부사상균(백선균)은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사타구니,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면서 피부병을 일으키는 데, 이것이 바로 무좀이다. 발가락과 발톱의 무좀이 대표적이다.

발 무좀은 주로 하루 종일 꼭 맞는 구두를 신고 일하는 사람, 습도가 높은 곳에서 생활하거나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 무좀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옆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무좀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 특히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가 ‘단골’인데 그곳이 다른 곳보다 좁아 통풍이 잘 안되고 습기가 많기 때문이다.

발 냄새를 억제하는 최상의 방법은 발을 잘 씻고 제대로 말리는 것이다. 외출에서 돌아온 뒤에는 발을 깨끗이 씻고 보송보송하게 잘 말려주어야 한다. 땀을 잘 흡수하는 천연섬유 양말을 준비해 매일 갈아 신도록 하고, 발 냄새가 심하고 땀이 차는 사람은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 바꿔 신어준다. 레몬 조각을 우려낸 물에 발을 5~6분 담그거나, 녹차를 우려낸 따뜻한 물에 10분 정도 담그면 냄새 완화에 효과적이다. 헤어드라이어나 선풍기 등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히 건조한 뒤 향기가 있는 발 전용 파우더로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도 발 냄새 억제의 한 방법이다.

신발은 한 켤레만 계속 신지 말고 두세 켤레를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특히 가죽구두의 경우, 다음 날 또 신으면 신발에 스며든 땀이 채 마르지 않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아 발 냄새가 가중될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구두 같은 신발보다는 슬리퍼를 신어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계속 발 냄새가 난다면 발바닥 각질층이나 발가락 사이가 진균이나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곰팡이 균이 원인인 무좀이라면 무좀 치료가 우선이다. 항진균제를 사용하면서 항생제 요법(2차 감염 예방)도 필요할 수 있다. 냄새가 아주 심할 때는 땀 분비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 분비를 억제해 주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

무좀뿐만 아니라 발가락 살을 파고드는 ‘내향 발톱(내향성발톱)’으로 인한 이물질의 부패나 염증도 발 냄새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톱의 양 끝을 지나치게 짧게 자르거나 깊숙이 파듯이 깍으면 남아 있는 발톱이 연약한 살 속으로 파고들어 ‘내향 발톱’으로 잘 진행한다. 발톱은 심한 압력을 받을수록 살 속을 파고드는 성질이 있으므로 앞이 좁거나 꽉 끼는 하이힐 신는 여성, 엄지발가락이 하중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비만한 사람, 발을 혹사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 등산을 자주 하는 산악인 및 등산 애호가, 작업화나 군화를 신어야 하는 군인과 현장 근로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발톱무좀으로 인하여 내향성발톱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발톱무좀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청결히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초기에 발톱이 파고들지 못하게 하려고 파고드는 부분을 자꾸 잘라내면 더 깊게 파고들기 때문에 집에서 잘라내 없애려는 시도는 나쁜 습관이다. 내향성발톱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에 가서 진행 상태에 따라 교정 치료나 시술(심하면 수술) 등 전문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 좋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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