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매 우유 20%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유전자 나와”

FDA 전국적 샘플조사…아직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검출 안 돼

FDA는 젖소의 조류독감 감염이 보고된 지역의 우유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으나 아직 소비자에게 위험을 초래하거나 상점 진열대의 우유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전국적인 조사 결과, 소매 우유 샘플의 약 20%에서 조류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 증거가 발견됐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관계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젖소들 사이에 바이러스가 훨씬 더 널리 퍼졌음을 시사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FDA는 젖소의 조류독감 감염이 보고된 지역의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으나 아직 소비자에게 위험을 초래하거나 상점 진열대의 우유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8개 주 33개 소떼가 이미 H5N1로도 알려진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소매 우유 샘플의 20%에서 바이러스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해서 전국 젖소의 20%가 감염되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여러 농장의 우유는 한 곳에 모이기 때문에 동일 취합장에서 채취한 우유 샘플에서 바이러스 흔적이 발견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젖소가 감염됐거나 또는 소수의 감염된 젖소가 대량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의미일 수 있다고 코넬대의 새무엘 알케인 교수(미생물학)는 설명했다.

그러나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의 바이러스학자인 리처드 웨비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이는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류독감 퇴치는 여전히 가능하지만 조류독감이 퍼져 있는 전체 범위를 알지 못하면 발병 통제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농무부는 발병통제를 위해 24일 주 경계를 넘나드는 젖소에 대한 의무적인 검사를 발표했다. 그동안 젖소에 대한 조류독감 검사는 자발적인 것으로 질병 증상이 명백한 경우에만 이뤄졌다.

타임스에 따르면 24일 현재까지 미국에서 H5N1 바이러스(조류독감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사람은 23명에 불과하며 노출 후 모니터링을 받고 있는 사람은 44명이다. 병든 소와 직접 접촉한 텍사스주의 한 낙농업 종사자에게서 인체 감염 사례 단 한 건만 보고됐으나 경증이었다.

전문가들은 우유를 잠시 가열하는 저온살균 과정을 통해 H5N1으로 알려진 이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비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케인 교수는 “바이러스를 파괴하면 유전 물질이 방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겨진 유전 조각은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

연방 당국은 저온살균 후에도 우유에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데 필요한 시간 집약적인 시험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잔 마라조 소장은 24일 언론 브리핑에서 일부 과학자들이 소매 우유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사했으나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저온 살균이 바이러스를 확실히 죽였음을 시사한다.

FDA 식품안전·응용영양센터(CFSAN)의 도널드 A 프래터 소장 대행은 저온살균이 우유 속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식료품 진열대에 있는 우유를 포함해 상업 공급망의 다양한 지점에서 우유를 조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유와 크림 등 유제품 간의 잠재적인 차이점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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